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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光子의 속담풀이

“쓸개 빠진 사람” 이야기

by 임광자 2009. 5. 12.

  

 

 

 

 

“쓸개 빠진 사람” 이야기



실없는 사람을 보고 사람들은 -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생각 해 보면 오장육부 중에서 쓸개와 간을 녹색으로 표현된다. 간은 오장에 속하고 쓸개는 육부에 속한다. 음양오행에선 오장은 음(陰)으로, 육부는 양(陽)으로 표현하여 쓸개를 갑목(甲木)으로, 간(肝)을 을목(乙木)으로 취급한다. 갑목은 큰 나무란 뜻이고 을목이란 작은 나무란 뜻이다. 초식동물에서는 쓸개가 녹색을 띠고 쓸개즙을 만드는 간은 약간 푸른빛을 띤다. 그러나 사람은 잡식동물이라서 녹색은 아니다. 초식동물에서 쓸개가 녹색을 띨 수 있는 것은 엽록소를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작새가 털갈이를 할 때 녹색 잎을 무진장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녹색 깃털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생선이나 짐승의 쓸개가 녹색인 것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람의 쓸개도 녹색일 거라고 생각하나 보다. 녹색 잎을 주로 먹는 채식가의 쓸개는 무슨 색일까? 그건 나도 모른다. 해부해 보지 않고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들은 적이 없어서다.


생선이나 닭의 내장을 통째로 들여다보면 오장육부가 붉은색 계열의 색깔을 가지는데 비해서 쓸개가 유독 진한 녹색을 가진다. 그것도 검붉은 비단결 같은 간 밑에 붙은 작은 주머니 모양의 녹색 쓸개는 마치 보석과도 같다.


간과 쓸개. 둘은 시각적으로 아주 아름답다. 만약에 오장육부 중에서 쓸개가 빠진다면 그 아름다움은 깨지게 된다. 그리고 쓸개는 아주 쓰다. 다른 것은 쓸개의 맛에 비해서 맹맹하다. 속담에도 쓴 것은 약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실없는 사람들 더러 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왜 -쓸개 빠진 사람-이란 말이 생겼을까 두고 두고 생각할 것이다.


林 光子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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