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에 울려 먹은 소뼈를 넣으면 맛있다.
옛날에 서울서 메주 한말을 사서 간장을 담고 된장을 담았는데 아주 맛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된장찌개를 했는데 시큼했다. 된장이 너무 싱거워서 시어버린 것이다. 된장 신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 많은 것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아픈 경험이 있어서 그 후로 간장된장을 담그지 않았다. 주변에서 주는 것을 먹었다.
그러다가 시골에 내려와서 처음 된장을 담그면서 메주 두덩이로 실험을 했다. 간장이 아주 조금 나왔다. 물을 너무 적게 붓고 간장을 담은 거다. 일 년만 먹으면 되고 나는 간장과 멸치액젓을 혼합하여 사용하니까 간장이 적은 것은 괜찮다. 문제는 된장이다. 두덩이 메주 중에서 하나의 속이 아주 노랬다. 그 노란부분을 떼어 먹어보니 기차게 맛있다. 그런데 메주 겉에는 검정 곰팡이도 흰 곰팡이도 있는데 그 부분이 맛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걸 다 떼어 버릴 수는 없고 그냥 막 치댔다.
뼈의 가운데가 붉은, 적색골수를 가진 잡뼈를 사서 4번을 곤 후에 뼈를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된장 속에 파묻으려고. 그제, 4월 7일. 2월 말경에 담근 간장에서 메주를 꺼내서 치댔다.
냉동실에서 뼈를 꺼내서 함께 치댔다.
그리고 하룻밤을 그냥 스텐 다라이에 놓았다. 오늘 메주를 꺼낸 간장을 붓고 소금을 넣고 된장을 걸쭉하게 만들었다. 이걸 사진 찍는 것을 잊었다. 뭐 하면서 사진 찍기가 좀 힘들다.
메주 치대면서 된장이 묻은 장갑을 낀 체 주변 아주머니들에게 가서 장갑에 묻은 된장을 입 앞에 들이면서
-싱거운지 간을 봐 주세요?-
-소금을 더 넣어요. 짠 것은 괜찮지만 싱거우면 시어지면 못 먹으니까. 소금 더 넣어요.-
소금을 더 넣고 간을 보니 디게 짜다. 된장과 소뼈를 그냥 막 치대서는 된장이 홍건히 묻은 소뼈조각을 모아서 항아리 바닥에 넣었다 그리고는 위에는 걸쭉하게 된 된장을 넣고 맨 위에는 소금을 뿌리고 항아리 창문 뚜껑을 덮었다.
며칠 후에 음식물을 담는 전용 두루마리 비닐을 항아리 크기만큼 잘라서 된장 맨 위에 올려 된장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밀착시킬 거다. 그리고 비닐 위에 소금을 뿌릴 거다.
지금 현재로서 맛있다. 이미 소뼈에서 맛있는 물을 다 빼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시 맛있는 성분이 나와서 앞으로 된장을 더욱 맛있게 해 줄 거다. 지금도 맛있다.
林 光子 20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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