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소화계 복습: 11. 식혜와 영양떡 바꿔먹기
여명이가 학교에서 집에 오다가 생각난 듯이
-유정아! 우리 외갓집에 가서 시원한 식혜 한잔씩 얻어먹고 가자?-
-나도 할머니 식혜 맛 생각하고 있었어. 그러자!-
-그런데 말이지 너는 외할머니지만 나는 사둔 할머니잖아. 그리고 내 할머니는 너에게는 사둔 할머니잖아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지금까지 불러온 외할머니만 둘이서 그대로 할머니라 부르고 너의 외할머니는 아름 아파트에서 사시니까 그냥 아름 할머니라고 부르자.-
-그러자. 그럼 시골에 계신 네 할머니는 뭐라 불러?-
-그냥 시골 할머니.-
-그러자.-
말이 끝나자마자 둘은 마주 보고 서서는 오른손을 각각 들어 펴서는 손바닥치기를 한다.
둘은 여명이 외갓집에 가서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할머니 든든한 손자 여명이-
-사둔 애기씨 유정이도요.-
여명이 외할머니가 현관문을 열어주면서 둘이 책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눈이 커지면서
-집에 들르지 않고 곧장 이곳으로 오는 길이니?-
-네. 식혜 생각이 나서요.-
-저두요. 너무 맛있어요.-
-너희들이 먹으면 나는 식혜를 다시 해야 하는데도?-
-할머니! 우리 집에 영양떡 있어요. 별의 별 것 다 들어 있어요. 그거 가져다 드릴 게요.-
여명이 말하면서 할머니 어깨를 주물러 드린다. 할머니가 일어나 김치 냉장고에서 살얼음 동동 뜬 식혜를 한잔씩 준다. 잣이 씹히면서 입속에 향기와 맛을 풍긴다.
유정이가 여명이에게 속삭이듯이
-할머니 호칭 이야기 해 드려.-
여명이가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할머니이~~~~-
부르고는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아름 할머니!-
-아름할머니라니?-
할머니가 여명이와 유정이를 처다 본다. 여명이가
-유정이와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할머니 집에 살아서 유정이에게는 외할머니가 되지만 그냥 할머니라고 불러 왔어요. 그래서 할머니를 둘 다 그대로 할머니라 부르고요. 외할머니는 유정이에게는 사둔 할머니가 되고 또 유정이 할머니는 제가 사둔 할머니라고 불러야 해서 복잡해서요. 외할머니는 아름 아파트에 사시니 앞으로 아름 할머니라고 하고요. 유정이 할머니는 시골 할머니라 부르기로 유정이와 의논했어요. 아름 할머니! 어때요?-
-맞다 여진이도 자주 올 테고 조금 더 크면 유진이도 올 테니 할머니들 호칭이 문제겠다. 그래 나랑 할아버지는 그냥 아름 할머니, 아름 할아버지 그렇게 불러.-
-할머니 감사 합니다.-
여명이 인사를 하고 일어난다.
-벌써 가려고?-
-할머니가 기다리실 거예요.-
-아름 할머니! 얼른 가서 영양떡 가지고 올 게요.-
유정이 말하며 현관으로 조르르 미끄러지듯이 가서는 신발을 신는다. 여명이도 얼른 신발을 신는다.
둘은 집에 오자 할머니가
-오늘은 조금 늦었네?-
-놀다 왔어요.-
-아이 베고파!-
둘은 얼른 부엌 식탁으로 가서 꺼내 놓은 각자의 영양떡을 비닐 봉투에 넣어서 호주머니에 넣는다.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으면서
-저희들 잠간 놀다 올 게요.-
할머니가 둘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너희들 배고프다고 했잖아?-
-영양떡 호주머니에 넣었어요.-
-배고프면 더 먹어야 하는데 먹지도 않고 호주머니에 넣고 어딜 가니?-
-할머니한테는 안 통해.-
유정이 말하자.
-귀신 같이 우리가 하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여명이 피식 웃으며 자초지종을 말한다.
-앞으로 사둔 할머니를 아름 할머니로 여명이랑 또 같이 부르기로 했어요.-
유정이가 얼른 화제를 돌린다.
-그게 무슨 소리냐?-
-호칭이 복잡해서요. 제 친 할머니는 시골할머니라 부르고요. 외할머니는 그냥 지금처럼 할머니라 부르고요.-
-그건 그렇고 그래서 너희들 먹을 영양떡 하고 식혜를 바꾸어 먹는단 말이냐?-
-그러기로 했어요.-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나도 사둔이 한 식혜가 먹고 싶다.-
할머니는 냉동실의 영양떡을 몇 덩어리 꺼내서 싸 가지고 함께 아름 아파트로 간다.
아름 할머니가 영양떡을 한 조각 먹더니
-이거 어떻게 만들었어요? 맛도 있고 여러 가지가 들어가서 밥을 먹는 것 보다 더 영양이 풍부할 것 같아요. 찰떡이라 소화도 잘 되고요. 저도 해 먹을래요.-
-찹쌀, 현미찹쌀, 흑미, 찰기장, 찰 보리, 찰수수를 똑 같은 비율로 혼합하고, 잣, 호도 부순 것, 밤, 호박꽂이 불린 것, 서리태는 불리고 팥은 삶고 해서 떡 방앗간에 갖다 주고서 떡을 해왔어요. -
-어쩐지 고급스럽다 했지요.-
-그런데 사둔은 식혜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소화가 잘 안되어서 조금씩 먹으니 기운이 없어서 식혜를 자주 먹어요.-
-연세가 있으시니 소화가 잘 안되지요. 영양떡에 식혜를 함께 드세요. 더 든든하실 거예요.-
-다음에는 우리 함께 떡 만들러 가요.-
-그럽시다.-
-할머니! 식혜!-
-저도 그렇고 아이들도 사둔이 만든 식혜가 맛있어서요.-
-김치 냉장고에 살짝 얼게 하면 더 달고 맛있어요.-
-그럼 다음에 식혜 만들 적에 저랑 같이 해요?-
-그럽시다.-
할머니는 식혜를 많이 얻어서 집에 가지고 와서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너희들 식혜는 달지. 그러니 너무 먹지 말거라. 너희들은 밥도 잘 먹지 않아. 아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아서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식사를 조금 밖에 하지 못하시니 식혜를 자주 드신다. 밥 대용으로 말이다.-
-나이 들면 소화를 잘 못 시켜요?-
-그렇다. 그래서 노인들은 식혜를 더욱 좋아하지. 아, 그렇구나! 다음에 영양 떡 할 때는 잣이랑 호두 등등을 모두 살짝 갈아서 넣어야겠다. 그래야 소화가 더 잘 될 것 같다.-
할머니가 가만히 속삭이듯이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할머니를 여명이와 유정이가 보고 있다. 낮잠에서 깬 여진이가 눈을 비비며 안방에서 나와 할머니 품으로 쏘옥 들어간다. 할머니는 여진이를 꼭 껴안아주고 볼에 뽀뽀한다.
林 光子 20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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