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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15. 모노레일 기차를 타고 회맹문으로.

by 임광자 2009. 2. 19.

2장. 소화계 테마파크: 15. 모노레일 기차를 타고 회맹문으로.



할머니가 잠간 쉬었으면 싶겠다 싶어 허리를 곧게 펴고 앞을 바라보니 모노레일이 옆으로 나와서 앞으로 쭉 뻗었다. 지붕도 벽도 없는 기차가 모노레일을 타고 옆에서 나온다.  다섯 개의 의자가 한 줄로 놓여 있다. 의자에 앉아서 잡으면 편리한 곳에 손잡이가 있다. 우선 좀 쉴 생각으로 할머니가 맨 앞쪽 의자에 앉으려니 의자가 움직이고 똑똑 소리가 난 후에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할머니가 얼른 의자에서 내려서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우린다. 어렵소! 여명이와 유정이 목소리다.

-유정아!-

-왜.-

-여기가 어딜까?-

-나도 몰라!-

-괜히 이걸 탔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건데.-

할머니가 굵직한 목소리로

-이 속에 누구 있어요?-

아무소리가 없이 조용하다.

-여기 관리실인데요. 나오세요?-

의자가 위로 제켜지며 가만 머리통이 보인다. 여명이 실눈을 하고는 할머니를 본다.

-유정아! 우리 살았다. 할머니야!-

그 때까지도 유정이는 눈을 감고 있다가 번쩍 뜬다.

-빨리 나와! 어떻게 된 거니?-

여명이 시무럭한 표정으로

-밧줄을 타고 회맹문 앞으로 가서 할머니를 기다리는데 이게 위에서 사람을 태우고 내려왔어요.-

-여명이가 얼른 올라타기에 나도 올랐지요.-

-그래서-

-이게 쏜살같이 벽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어?-

-깜깜했어요.-

-굴속 같았어요.-

-그래서-

-무서워서 의자를 열고 겨우 속으로 들어갔지요.-

-여명이 너 또 모험심이 발동 한 거지?-

-저는 다시 올라갈 줄 알고 탔지요.-

-이건 순환열차다. 안 그럼 진짜 너희들 관리실로 불러갈 뻔 했잖아.-

둘은 할머니의 야단에 아뭇소리를 못하고 움추리고 서 있다. 

-앞으로는 앞서가면 꼭 나를 기다려야 한다.-

-네. 그런데 이것이 순환열차인줄 알았으면 그냥 의자 위에 앉아서 타고 갔으면 한 바퀴 도는 건데 그랬네요.-

-정말!-

유정이와 여명이 서로 윙크를 한다.

 

셋이 열차에 타고 손잡이를 잡자 열차가 떠난다. 천장에도 벽에도 억새풀이 하얀 머리를 풀고 너울 너울 춤을 춘다. 바닥에는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곱게 소화되어 영양소는 융털이 흡수하고 찌꺼기가 둥둥 떠 있는 특특한 물이 흐른다.


셋을 태운 무게열차는 회맹문 앞에서 멈추고는 사람이 내리자 벽 속으로 천천히 사라진다.

-저렇게 가는 것을 잡아탔다는 말이지?-

할머니가 둘을 보면서 말하자

-할머니 좋아하시는 서부활극에서 보고 한 거예요.-

할머니가 아무 말이 없다.


회맹문에서 오른쪽 옆 벽에는 유리창이 있고 그림이 있다.


-소장의 융털 속에는 림프관과 모세혈관이 들어있다.

영양소들이 융털 속으로 들어간다.

림프관으로 들어 간 영양소는 심장으로 간다.

모세혈관으로 흡수한 영양소는 간을 거쳐서 심장으로 간다.

심장이 팔딱팔딱 뛸 적마다 심장에서 나온 피가 혈관으로 세차게 흐른다.

혈관은 세포들이 사는 조직으로 뻗는다.

 

세포의 그림이 멋지다.

둥근 얼굴에 눈과 코와 귀와 입이 있다.

입의 아래에 똥꼬가 있다. 

두 팔을 가졌다. 
주변을 흐르는 조직액 속에서 두 눈을 부릅 뜨고 먹을 것을 찾는다.

두 손으로 영양소를 골라 맛있게 먹는다.

한 콧구멍으로 산소를 마신다.

다른 콧구멍으로 이산화탄소를 보글보글 내 놓는다.

똥꼬로 노폐물을 바글바글 내 놓는다.

먹고 싸고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두 팔을 들어 힘껏 뻗는다.

 

소화의 목적은 세포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를 만들기 위해서다.-

 

유리창 속의 그림은 영양소가 융털 속으로 들어가 세포를 찾아가는 경로가 그려져 있다.



林 光子 2009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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