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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16. 회맹문을 통과하면 맹장

by 임광자 2009. 2. 19.

2장. 소화계 테마파크: 16. 회맹문을 통과하면 맹장


 

회맹문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는 코를 킁킁 거린다. 냄새가 솔솔 난다. 심하지는 않다. 회맹문은 소장과 대장 사이에 있는 문이다. 소장에서 대장으로 갈 수는 있어도 대장에서 소장으로 거슬러 올 수 없는 일방통행 문이다. 단단히 잠긴 일방통행 문이어서 대장 속의 덜 된 똥이 소장으로 들어 올 수가 없다. 그런데 아주 작은 대장균은 회맹문 틈새를 통해서 소장으로 들어오나 보다. 대장균의 크기가 일천 분의 일미리라니 아무리 단단히 잠겨도 문이기에 대장균이 조금은 들어 올 수 있나보다. 일천배의 현미경으로 대장균을 보면 연필심으로 딱 한번 찍어서 생기는 점 하나 크기란다.


사람들이 대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회맹문 앞에 모였다.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열리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뒤편에서 소장이 꿈틀 대다가 연동운동으로 밀어내기를 하니 사람들이 회맹문 앞을 단체로 밀게 된다. 문이 열린다. 모두들 엉겁결에 대장으로 들어 온 것이다. 모두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떠보니 옷에 대장균이란 이름표를 붙인 벌레가 특수복 여기저기에 붙어있다. 구린내가 난다. 아주머니 한 명이 다시 회맹문을 열고 소장으로 건너가려고 안달이다.


-아주머니! 문에요. 글씨가 있어요?-

-어디에?-

-문 위쪽에요.-

할머니가 검지로 글씨를 가리켜 주면서

-조금 뒤로 물러나서 고개를 들고 보아요.-

글씨를 읽던 아주머니가

-이런 일방통행 문이잖아!-

뒷걸음치다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언가가 펑 터지는 소리가 난다. 구린내가 진동을 한다. 여명이 얼른 아주머니가 터트린 물건을 보러 간다. 작은 풍선의 묶음이었다. 터진 풍선 속에는 대장균 이름표를 단 모형이 들어 있다.

여명이 막 웃으며

-유정아! 할머니! 이리 와!-

할머니와 유정이가 대장균과 터진 풍선을 보고는 주위에 있는 같은 것들을 조심조심 피해 간다.

-그런데 구린내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맞아요.-

-그럼 여기서 심한 구린내가 나면 사람들이 구경 오겠니?-

할머니가 둘을 보고 웃는다.

사람들이 아주머니가 터트린 풍선을 보고는 똑 같은 것을 보면 피한다. 냄새와 이름표를 달고 달려드는 대장균을 떼어 내느라 정신이 없던 사람들이 정신이 드는지 앞을 본다. 회맹문 앞에서 본 대장은 좌우로 쭉 뻗어있다. 왼쪽에 머리에 화살표가 크게 그려진 팻말이 있다. 그 속의 글씨를 보니 맹장이라고 쓰여 있다.


대장은 지금까지 본 식도 위 소장과는 다른 구조다.

들어가 움푹 파지다가 위로 툭 솟아있다. 다시 움푹 들어간다. 툭 솟은 부분은 좁고 우묵 들아 간 바닥은 넓다. 그런 위에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구름다리는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돌아 쭉 곧게 뻗는다. 그리고 회맹문에 서서 왼쪽으로 뻗은 대장은 실제 우리 몸속에서는 오른쪽에 있고 그 길이가 길지 않다. 끝이 막혔다고 해서 맹장이다. 맹장 끝에는 돼지꼬리처럼 꼬리가 있는데 충수라고 부른다.


맹장꼬리 충수에 대장균이나 다른 균이 들어가 살게 되면 염증이 생겨서 흔히 우리가 말하는 맹장염 즉 충수염에 걸린다.


회맹문이란 회장과 맹장에서 한자씩 따와서 지은 이름이다. 소장은 세부분으로 구분한다. 위 바로 아래, 소장의 머리에 해당하는 십이지장, 다음을 공장, 마지막 부분을 회장이라 한다. 즉 소장의 꼬리에 해당하는 회장과 대장의 시작 부위인 맹장 사이에 회맹문이 있다.


林 光子 2009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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