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체여행 소화계(구)

18. 맹장꼬리는 밥값을 하려고.

by 임광자 2009. 2. 20.

2장. 소화계 테마파크: 18. 맹장꼬리는 밥값을 하려고.


맹장 꼬리 속을 들여다보던 여명이와 유정이가 할머니와 눈 맞춤을 하고


-할머니! 회맹문에서 그냥 위로만 뻗어도 되는데 왜 이렇게 이쪽으로도 뻗었어요?-

-그러게요. 왜 양쪽으로 뻗었어요?-

-여기 이 부분의 끝이 막혔다고 맹장이지. 아주 옛날 옛적에는 맹장꼬리도 이만큼 컸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왜 맹장꼬리가 좁고 가늘게 돼지꼬리처럼 변했어요?-

-운동을 안 하면 근육이 퇴화되어 움직이기 싫어진다고 하였지?-

-그래서 할머니는 맨 날 우리에게 놀이터에 가서 뛰라고 하잖아요.-

-그뿐이에요. 오르막길도 뛰어 올라가라고 하시지.-

-근육이 약해지면 뼈도 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에 너희들은 어려서부터 움직이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훈련을 시키지.-

-맞아요. 저더러 아이들이 아주 날쌔다고 그래요.-

-나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빨라요.-

-사람들도 옛적에는 풀을 주로 먹어서 맹장이 발달하였는데 사냥을 하면서 풀을 덜 먹게 되어 맹장이 발달을 못해서 점점 줄여들어 맹장꼬리로 남았단다.-

-공부도 날마다 안 하면 모르는 것이 많아져요.-

-만화도 자주 안 보면 줄거리를 모르겠더라고요.-


여명이와 유정이는 할머니와 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할머니는 손주에게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지기를 유도한다. 질문에는 꼭 빠짐없이 대답한다.

여명이와 유정이가 맹장꼬리 속에 고개를 조금 디밀고 다시 살핀다. 맹장꼬리 속에는 파수꾼이란 이름표를 단 쌀모형이 널려있고 작은 세균이란 이름표를 단 보리모형이 널려 있다. 파수꾼과 세균이 엉켜 있는 모형도 있다. 파수꾼이 세균을 죽이려고 하나 보다. 그리고 작은 돌멩이가 널려 있고 머리카락이 이것들을 감고 있거나 뭉쳐있다.


다시 할머니와 마주 바라보면서 여명이와 유정이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가운데에 할머니가 오른쪽에 여명이가 왼쪽에 유정이가 난간 곁에 서서 두 손으로 난간 위를 붙잡고서 얼굴만 서로 바라보고 이야기 한다.


-할머니! 풀만 먹는 동물은 맹장이 크다고 들었어요?-

-왜 그래요?-

-풀 속에는 섬유소가 많고 맹장에서 섬유소를 소화한단다.-

-변비에 안 걸리게 한다는 섬유소를 소화해요?

-김치에 섬유소가 많다고 어릴 적부터 김치를 먹어야 예뻐지고 건강해진다고 그랬지요?  할머니!-

-맹장 속에는 섬유소를 먹고 사는 세균들이 많아서 섬유소가 들어오면 즉시 달려들어서 소화시킨단다.-

-섬유소는 대장균의 먹이라고 하였어요?-

-대장균이 똥을 만들고요. 아이고, 구린내야!-

-사람들은 잡식이란다. 식물이고 동물이고 미생물 까지 닥치는 대로 먹지만 토끼나 소 등은 풀만 먹고 살잖니?-

-그게 이상해요? 우린 야채와 고기와 밥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초식동물들은 정말 풀만 먹고도 건강하게 잘 살아요?-

-텔레비전에서 펜더 곰을 보았는데 나무 잎만 먹고 산다고 했어요.-

-소가 풀만 먹고도 맛있는 우유와 고기를 우리에게 주고 우리 보다 더 크지. 그 이유가 다 섬유소를 먹이로 삼아 살고 있는 미생물 덕택이란다. 소의 경우 섬유소를 먹고 사는 세균들이 소에게 필요한 아미노산도 비타민도 다 만들어 주기 때문이란다.-

-우리의 대장균도 섬유소를 먹고 사는데 그렇게 못 만드나요?-

-맞아요. 우리의 대장 속에 사는 세균들도 소의 창자 속에 사는 세균처럼 여러 가지 영양소를 만들어 준다면 우리도 그냥 풀만 먹고 살아도 되는데요. 할머니! 그렇지요?-

-그렇구나! 맹장꼬리도 그렇게라도 살아남았다는 것이 좋은지 그냥 말 수 없다고 우리 몸에 필요한 파수꾼을 만드나 보다.-

-다 없애지 않았다고 은혜에 보답하려고요.-

-그래도 살려면 밥값을 해야지.-

-나도 밥값하려고 열심히 공부한다.-

-너야 노래만 잘 하는 것으로도 밥값을 하지.-

-너는 그림도 글도 잘 쓰니 그걸로 밥값을 하지.-


할머니는 둘이 말하는 양을 보고 그냥 미소만 짓는다.

여명이와 유정이가 다시 한 번 맹장꼬리 속을 들여다본다. 뭔가 아쉽다는 표정들이다.



林 光子 2009년 2월 20일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