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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20. 구린내 체험

by 임광자 2009. 2. 22.

2장. 소화계 테마파크: 20. 구린내 체험


유리창이 열리고 할아버지 안내원이 나온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인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젊어서 보다도 더 방귀를 잘 뀐다. 방귀와 할아버지 둘은 연관이 있다. 나이 들면 방귀를 너무 뀌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방에서는 메주 뜨는 냄새가 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방귀 이야기라면 신이 나기도 한다.


-자 아래로 내려가서 구린내 체험을 할 사람은 나를 따라 오세요?-


아이들이 우르르 따라 나선다. 대장을 편하게 지나는 길은 대장 바깥쪽 내벽을 따라 놓여 있는 구름다리다. 이 길로 지나며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직장까지 갈 수가 있다. 또 하나는 유리창이 있는 곳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달팽이관처럼 된 내리막길이 있다. 내리막길 끝은 오목 들어 간 바닥이다. 바닥에 내려오면 바닥을 걸어서 직장까지 간다. 모형으로 만들어 놓인 똥 덩어리도, 대장균이나 유산균 각종 세균들이 모형으로 만들어져 널려 있어 그걸 밟아도 냄새풍선이 터지면 구린내도 맡는다. 아이들은 방귀냄새 맡는 것도 즐긴다. 재미있어한다. 그래서 모여 있던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안내 할아버지를 따라 달팽이 내리막길 양측에 있는 난간을 붙잡고 뛰어 내려간다. 몇 명은 바닥 근처에 가서는 뛰어 내린다. 난간 위에 올라 미끄러지듯이 내려가기도 한다.



바닥에 내려온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발딱발딱 뛴다. 그러다가


하나가 덜 소화된 고깃덩어리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모형을 밟았다. 피식 소리가 나며 그 속에서 웰취균이란 글씨가 쓴 쌀 모형이 쏟아져 나오며 지독히 고약한 방귀냄새가 퍼진다.

 

아이 하나가 코를 잡고 뒤로 돌아가며

-아 독해!-

여명이 엄지와 검지로 코방울을 꽉 쥐어 콧구멍을 막고

-지독하군!-

입을 꾹 다문다. 발로 고기덩어리를 툭차고서는

-고깃덩어리와 웰치균. 고깃덩어리와 웰치균......-

몇번이나 중얼중얼 외운다.

 

한 아이가 냄새를 피해서 뒤로 돌아가려다가 깨가 범벅이 된 모형을 밟았다. 거기서는 대장균 모형이 나오고 고소한 냄새가 쫘~악 퍼진다.

-야 이건 고소한 방귀다. 할아버지! 왜 방귀가 고소해요?-

-이건 참깨 덩어리다 거기에 참기름까지 넉넉히 발라서 먹으면 방귀가 고소하다. 내가 집에서 해 봤거든.-

할아버지가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며 똥꼬에 손바닥을 댔다 떼면서

-아~ 고소해!-

를 연발한다.


이번에는 팔다리를 앞으로 뒤로 쭉쭉 뻗었다 굽으렸다폈다를 하고 허리를 좌우로 팍팍 돌리면서 신나게 춤을 추던 여명이가 고구마 모형을 밟았다. 그 속에서는 대장균 모형이 나오고 퐁! 큰소리가 나면서 약한 구린내가 났다.


유정이가 계란을 밟았는데 피식 소리가 나면서 시큼한 냄새가 났다.


두꺼운 안경 낀 아이가 요플레 모형을 밟았는데 거기에서는 비피더스(우유 속의 유산균) 글씨가 쓰여 있는 모형이 나오며 비타민 B2가 함께 나온다.


대장의 오목한 곳에 쌓여있는 숙변을 뚱뚱한 아이가 밟았다. 피식 소리가 나며 구린내가 나고 유산균이란 글씨가 쓰여 있는 모형이 나온다.


아이들은 방귀가 나는 곳에 코를 대고 냄새를 더 맡으려 한다. 함께 냄새 맡고 서로를 쳐다보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냄새 나는 곳에 손바닥을 댔다가 다른 사람 코에 대고 자기 코에 대고서로 냄새 맡고 보면서 깔깔 거리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손 벽을 치며 아이들과 함께 여기저기를 밟고 다닌다. 모형물 들을 밟아서 구린내가 나게 한다.


林 光子 2009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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