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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남쪽으로 옮겨지는 돌길

by 임광자 2009. 1. 29.

 

 

 남쪽으로 옮겨지는 돌길

 



안간힘을 쓰며 날랐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 큰 돌 날라서 얼마나 번다고 그 고생이냐고들 수군거렸다.

이웃들 걷고서 전신 운동을 하게 하려고 한다고 하니

“나이 든 사람 그 위를 걷다가 넘어지면 뼈 부러지겠다!”

라고 말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앉아있기 좋네. 사람들 모이겠고 만 그려!”

“술 취한 사람 그 돌 들어서 던지면 유리창 다 깨지는데 어쩌려고 돌길을 만들어요.”

“잘 만들어 놓아요. 나도 좀 걷게.”

여러 사람들이 내가 돌길을 만드는 걸 보고 한마디씩 해 주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부터인가 돌이 한 두 개씩 없어진다.

그러다가 거의 술에 취해 사는 옆집 아저씨가 민간약초 둑으로 만들어 놓은 돌들을 막 가져가는 걸 보았다.

“아저씨! 그 돌 가져가면 안 되는데요?”

“내가 주어다 줄 겨.”

그 아저씨는 많은 돌들을 가져가고서는 며칠이 지나도 갖다 놓지 않았다. 나는 없어지는 돌을 보면서 슬퍼지기 시작하였다. 몇 날 며칠 생각을 하였다. 결론은 북쪽에 돌길을 만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어제부터 남쪽에 돌길을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林 光子 2009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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