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끓이기와 발효효소 얻기 차이
오래전에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나에게 와서는 무얼 먹으면 가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벚꽃차를 마시면 가렵지 않아요.-
만들어진 벚꽃차의 액키스를 그에게 주면서
-물에 타서 마셔요.-
며칠 후에 그는 가렵지 않다고 더 있느냐고 해서
-다 떨어지고 없는데요. 그리고 벚꽃에는 신경 안정제가 있어서 계속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조금 먹다가 쉬었다가 다시 먹어야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되지요.-
해서
-가려운 곳에 소금을 뿌리고 살살 문질러 봐요.-
얼마 후에 그는 다시 와서
-옆지기가 그렇게 해 주어서 얼마 동안은 괜찮더니 다시 가렵네요.-
한다. 가려운 곳에 소금을 뿌리고 살살 문질러 주고는 바로 소금을 털어버리면 며칠 동안은 가렵지 않다. 몇 번을 그렇게 계속해도 된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소금을 뿌려서 문질으라고 하면 피부가 소금에 절여질 것도 같아서 계속 하라고 하기도 그랬다.
나는 한 가지에 매달리면 미치는 버릇이 도져서 이 책 저 책 막 뒤지다가 벚나무의 잎이 가려움증에 좋다고 나온 것을 보고 처방대로 끓여서 그에게 주었더니 마셨다. 그 후 그는 가렵지 않다고 하더니 아예 벚나무 잎을 따서 달라고 해서 따 주었다. 그는 다음날 다시 와서는
-이상해요. 준 것을 먹을 때는 가렵지 않았는데 직접 끓여 먹으니 가려워요?-
-알려준 대로 은근하게 오래도록 끓였어요?-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 그냥 팔팔 끓여 먹었어요.-
-부은 물이 반으로 줄어들어 누렇게 될 때까지 오래도록 끓이세요.-
그렇게 하였더니 가렵지 않다고 연락이 왔다.
벚나무 잎을 오래도록 끓여서 마시면 가려움증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노화방지를 해서 얼굴 피부가 젊어진다. 사실은 내가 그렇게 만들어서 먹었더니 사람들이 얼굴이 팽팽해졌다고들 말했다. 그런데 맛이 너무 좋지 않아서 먹기가 좀 그랬다. 그리고 독자들이 알아 둘 것은 벚나무 잎을 끓이는 데는 물과 벚잎장수와 맞아야 하고 복용량을 지켜야 하고 계속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뭐든 다 그렇지만.
나는 그 때 생각했다. 한약 재료 속에 들어있는 약효 있는 성분은 쉽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오래도록 끓이면 열에 의해서 재료가 분해되면서 그 속에 파묻혀있는 약효성분이 빠져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약을 달이는 것은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마늘에는 우리에게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 그런데 그 성분이 열에 약해서인지 익혀먹으면 효과가 별로인데 열을 가하지 않고 오래도록 간장과 식초에 절여진 마늘장아찌는 효과가 있단다.
지금은 열을 가하지 않고 발효시키면 미생물이 원료를 분해하면서 그 속의 약효성분을 밖으로 빼내주어 우리 몸에 좋은 많은 효소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발효효소 진액을 개발해 보려 한다. 발효효소진액을 얻으려면 미생물이 서서히 원료를 분해시켜야 되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어떻게 하면 단축시킬 수 있을까를 지금 생각하고 있다.
소가 풀만 먹고도 질 좋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소의 위 속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섬유소를 분해하면서 살아가며 여러가지 좋은 영양소를 생산해서 그걸 소가 섭취하기 때문이다. 마치 아기들이 모유를 먹으면 장(腸)에서 비피더스균이 살면서 비타민 B2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영양소를 생산해서 아기에게 공급해 주어 아기의 발육을 돕는 것과도 같다.
즉 우리 몸에 좋은 물질을 한약은 열에 의해서 빼내고 발효효소는 열을 가하지 않고 미생물로 하여금 분해시켜서 이미 있는 효소는 빼내고 미생물 자신이 살면서 새로운 효소를 만들어 내게 한다. 효소의 주성분은 단백질이어서 열에 약하다.
우리 몸속에서는 모든 물질대사와 에너지 대사에 효소가 관여한다. 만약에 필요한 어떤 한 효소가 없을지라도 우리 몸은 치명타를 당한다. 효소생산이 원활치 못하면 병이 들고 죽는다. 즉 우리 몸의 건강은 효소에도 달렸다.
林光子 2008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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