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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사용한 물을 둘로 나누어 보내는 수돗간

by 임광자 2008. 12. 12.

사용한 물을 둘로 나누어 보내는 수돗간

 

 


 

공터에서 쓸 만한 돌이 없나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니는데 흙산 중턱에 넓적한 돌이 나를 보고 웃는다.

-히야! 이것 봐라! 저 돌을 내려 봐야겠다.-

생각하고 괭이를 가져다가 끌어내렸다. 그런데 웬걸 구들장 놓는데 사용되었던 돌인 것 같다. 새까만 것이 넓적하고 두께가 생각 보다 얇다. 그 때 순간 내 머릿속을 때리며 튀어 오르는 아이디어 하나.

-저것 가져다가 강의실 후문 밖에 만든 수돗간에 놓아서 하수를 둘로 나누어 나가게 해야겠다.-

는 생각이 퍼뜩 든다. 그렇잖아도 시멘트 일을 하고서 연장을 씻은 물이 하수구로 흘러들까 보아서 아주 조심스럽게 일어나 수돗간 밖으로 가서 버리곤 하는데 저걸 가져다가 둘 사이에 경계를 지어 한곳은 사용한 물이 하수구로 흐르게 하고, 다른 곳에서 사용한 물은 그냥 밖으로 흐르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손 지게차에 큰 돌을 싣고 왔다.


나는 오래전부터 집밖에 수돗간을 아주 작게라도 만드는 버릇이 있다. 서울서도 부엌문을 열면 수돗간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하수물이 둘로 나누어 나가게 만들었다. 수돗간에는 항상 빨랫돌을 두 개 정도는 놓는다. 하나는 빨래용이고 또 하나는 생선을 씻는 돌이다.


그 버릇은 고창에 내려와서도 이어져서 생생연 강의실 후문을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돗간을 만들었다. 강의실 후문 계단을 내려서도 수돗간은 옆과 이어져 있도록 만들었다. 옆에는 사용한 물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도록 만들고 계단 아래는 그냥 하수구가 아닌 밖으로 흘러가게 하고 싶다. 나는 시멘트 일을 좋아해서 수시로 한다. 그리고 여기 저기 다니다 오면 신발에 모래며 흙이 묻어있다. 그래서 계단에는 모래가 잘 모인다. 그걸 그대로 쓸거나 물청소를 하면 모래가 하수구로 흐른다. 그럼 하수관에 모래가 쌓일 거다. 어느 날 하수구를 보니 근처에 모래가 가득 쌓여있다. 큰일이다. 저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어디서 빨랫돌을 하나 구할까 했는데 공터의 흙산에서 구하게 되었고 그걸 생각해둔 자리에 놓았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수돗간을 둘로 경계 짓기로 하고 계단 가장자리에 벽돌을 올리고 턱을 올리고 계단 아래에는 커다란 빨랫돌을 가져다가 경계를 삼고 그 옆에는 비누 곽을 놓는 돌을 하나 더 놓아서 수돗간을 둘로 완전 분리시켰다. 아하! 이제 한자리에서, 신발에 흙이 묻으면 옆에 있는 수돗물로 씻어도 되고 시멘일하고 묻은 시멘트를 씻어내도 되고 흙 묻은 것 지나치게 더러운 것을 마음 놓고 그냥 씻어도 되겠다. 

 

 

 

 

 

 

 

 

하늘이시여! 내 마음 먹은 대로 하게 해 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林光子 2008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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