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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생생연에 복분자 심다.

by 임광자 2008. 11. 21.

생생연에 복분자 심다

 

오늘부터 주차장으로 만들 공터공사가 시작되었다.

우선 군청 땅 경계선에 옹벽을 치기 위해서 포클레인으로 옹벽 자리를 파는데 경계측량선을 넘어서 파야 한다고 넓게 잡아서 이웃집 옆을 파가는 걸 보니 아풀샤! 쓰레기더미 속에 봄에 모아두었던 돌무더기가 보인다. 자칫하다간 돌들이 다 없어질지도 몰라 부랴부랴 아침도 굶은 채 돌을 옮겼다.

힘이 다 빠져 기진맥진인데 아무래도 슬레이트도 옮겨야 할 것 같단다.

옹벽을 치려면 사람이 들어가서 철근을 세우고 거푸집을 만들고 거푸집을 지탱하는 지렛대도 받쳐야하니 생생연 쪽으로도 파서 터를 넓게 잡고 공사를 한 뒤에 나중에 흙으로 다시 채워준단다.

-흙을 채워 줄 때는 좋은 흙으로 하나요?-

-그건 모르지요.-

-저기 저 흙은 어때요?-

-저건 푹 썩은 흙이라서 좋지 않아요.

아예 쓰레기와 섞어진 거라서 아주 나빠요. 오염 되었어요.-

일하던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어쩌랴 옮겨야 한다면 옮겨야지.

생각하며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옆지기의 도움을 받아 슬레이트를 생생연 앞쪽으로 옮겼다.

이제는 정말 힘이 쫘~악 빠진다.

그 때다. 일하는 사람들이와서 보고는 웃으면서

-다 옮기셨네요. 여기 쓰레기는 내가 치워 주지요.-

-아저씨!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아저씨! 지적도를 보면요. 여기 어디에 푹 나온 곳이 있는데 그 지점이 어디 쯤이예요?-

-군청에서 뗀 지적도는 필요 없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적도가 진짜예요.-

그리고는 어딘가로 휴대폰을 때린다.

-지적도 가지고 온다고 하였으니 확인시켜 드릴게요.-

조금 있으니 책임자가 와서는 둘러보더니 여기서 사선으로 뻗는 것이 맞아요.-

경계측량 할 때 돌에 파랗게 표시한 것을 가리키며 말한다.

그때다. 길 건너 복분자밭도 이번에 주차장으로 된다.

공사를 하기전에 복분자 몇포기 얻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근대 아저씨 저기 복분자 몇 개만 얻고 싶은 대요. 밤에 깨다 심을 가요?-

-밤에요? 복분자 주인이 가져가지 않는대요. 그냥 낮에 갔다 심어요.-

-오늘은 돌과 슬레이트 옮기느라 기운이 없고 내일은 전주에 가야하고 모레 옮겨도 되나요?-

-일요일은 일 하지 않아요.-

-그런데 감나무는 다 어디로 갔어요?-

-군청 직원들이 다 가져갔나보아요. 가서 얻지 그랬어요?

그렇구나. 아침에 군청 직원 인 듯한 사람이 삽을 빌러 갔는데 그때 감나무를 파갔구나.


-아저씨! 아저씨를 잘 안다는 사람이 아저씨가 아주 딱딱하다고 그러든데 아니네요. 부드럽게 느껴져요.-

책임자가 씨~익 웃는다.

-저는 그래서 아저씨가 쟝발잔에 나오는 쟈베르 같은 사람인줄 알았지요.-

아저씨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그냥 씨~익 웃기만 한다.


책임자가 다시 은백색 자가용을 타고 떠나고서 나는 얼른 복분자 밭으로 갔다.

거기에는 누군가가 복분자 커다란 포기를 파 놓고서는 그대로 두고 갔다.

가시가 많아서 어떻게 가지고 가기가 힘들었나 보다 흙이 말라서 얼른 옮기고 물을 주어야겠다.

흐느적거리는 줄기가 사방으로 뻗고 긴대다 가시가 있어 옮기기가 어렵다.

나는 얼른 비닐봉지와 호미를 가지고 왔다.

뿌리 쪽의 흙을 덜어내고 비닐봉지 속에 뿌리를 넣었다.

잎도 다 떨어지고 이제 겨울잠을 자야하는 복분자는 이제 옮기고 조금 물을 주고는 그대로 둘 것이다.


생생연 앞에는 옹벽을 치기위해서 깊이 파였기 때문에 긴 꼬리처럼 달린 복분자 가지를 질질 끌면서 뿌리가 든 비닐봉지를 안고서 시장 가장자리 길을 돌아와서 생생연에 심었다.

3포기를 가져다 심었다. 봄에 꺽꽂이를 해서 심으면 많이 심을 수 있다.

 

 

 

 

 

 날씨가 풀리면 가마솥 지붕을 해야 하는데 뒷편이 낭떨어지라(?) 우선 서편 벽을 끝내고

비닐로라도 지붕을 해야 할 것 같다.


林光子 200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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