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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생생연 집들이

by 임광자 2008. 11. 9.

 

생생연 집들이



7일 오후 늦게 휴대폰이 울린다.

-임광자 선생님! 나 윤종구야! 지금 고속 타고 고창 내려가고 있어요.-

-터미널에 오셔서 전화 해 주세요.-

밤에 휴대폰이 울린다.

-나 지금 고창 터미널인데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 데리려 와요.-

-터미널 안에 있는 평상에 앉아 계셔요. 금방 갈게요.-

-터미널에서 집이 가까워요?-

-가까워요.-

 

급히 나가느라 디카를 가지고 나가지 못해서 멋진 신사복 입은 모습을 담지 못하였다.


-아이고. 디카 가지고 나오는 것을 잊었네요. 멋진 모습 사진 찍었으면 좋은데.-

-내일 아침에  찍지 뭐.-

-그러지요.-

-어디 밥 먹을 대 없나요?-

-집에 가서 먹어요.-

윤 선생님은 저녁을 먹더니

-이거 숙박비야.-

하며 나에게 봉투를 준다.

 

8일 아침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생생연 강의실 현관문 앞에 시멘트와 벽돌 조각 등이 너부러져 있는 길을 깨끗이 쓸어 주었다.

 

 

 

옆지기는 오래도록 술에 취해 있어서 ~~~~~~나 홀로 치웠는데. 정말 고맙다. 정말 오랜 친구는 부담이 적어서 참 좋다.

정말 열 받았는데 하늘은 나에게 천사를 미리 보내 이렇게 앞길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윤 선생님! 나는 밖에서 일해야 하니까 안에서 손님 맞아요.-

-내가?~-

웃더니 신사복으로 짝  차려입고는 어슬렁거리더니 없어졌다. 사촌들이 들이닥치자 윤 선생님에게 휴대폰을 때린다.


-지금 어디 계셔요? 떡 왔어요.-

-나 지금 택시 타고 고인돌 공원과 전봉준 생가를 둘러보고 그리로 가고 있는 중이야. 거의 다 왔어요.-


조금 있으니 임경자씨가 영양 떡을 두 상자를 해 가지고 왔다. 역시 진짜 맛있다. 기존의 떡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의 떡이다.


임경자씨가 무척 피곤해 보인다.

-어제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탔어요.-

아쉬운 표정이다. 그래서 사람도 생각 보다 적게 왔으니 그냥 서도 소리를 하지 말자고 하였다. 나도 무척 피로하고~~~~~~

 

매력님이 간다고 해서 혹시 윤 선생님이 내장사에 간다니 차를 좀 태워 줄 수 있느냐고 하니 그러겠다고 해서 함께 갔다. 그런데 윤 선생님의 신사복 입은 모습과 매력님과 앤의 사진을 찍어둔다는 것을 깜박했다.


 

 

 

 


조불 친구 삼신님이 멋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커다란 화분과 금일봉을 주기에

-나 이런 거 보다 학생용 현미경 한 대가 더 좋은데요?-

-나중에 현미경 한 대 사 주지 뭐.-

말을 하고 나니 미안하다.

지난번에 왔을 때 기념품을 사 준다기에 현금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였나보다.

서울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왔단다. 저녁 때 건대입구에서 모임이 있는데 거기에 참석하기 위해서 가야 한단다. 삼신님은 임경자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떠났다.


저녁때가 되자 너무도 피로하여 옷 수선집에 가서 동네 분들은 9일 점심 때 식사를 함께하자고 미루니

-언제 오라고 하나 하고 저녁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어요. 떡집 아주머니가 언제 오라고 하느냐고 묻더구먼.-

-지금 피로해서 힘드니 동네 분들은 9일 점심때 함께해요.-

-내가 성당 갔다 와서 갈게요.-

-다른 분들과 함께 오세요.-


그리고는 그냥 누어서 잠간 잠이 들었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 문을 열고 보니 대성활인 마트 아주머니가

-집들이 한다고 손님들이 왔어요.-

하면서 이종들과 이모와 외숙모와 함께 왔다.

곧바로 뛰어나가 안내해준 아주머니에게 일요일 점심때 오시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금방 사라져 버렸다.


저녁을 다 먹고 나니 서울서 여동생들이 서방님과 왔다.



강의실을 한바탕 휘둘러 보고난 여동생이

-강의실이 왜 이리 지저분해. 여기 있는 냉장고를 저쪽으로 옮기고 여기에는 아무 것도 놓지 말고

책장 속에는 책만 있어야지. 내일 일어나서 완전히 바꾸어버려야지-

-여기 있는 물건들 이층으로 옮길 거야.-

-내가 다 바꾸어놓고서 올라 갈 거야.-


밤이 깊어 가는데 여동생들은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소곤소곤 도란도란

가만가만 쑥덕거린다.

 

강의실이 온돌에 심야전기 보일러라 완전 찜질방 수준이고 넓어서

수십명이 한꺼번에 잘수 있다.

수 많은 사람이 다 함께 자는 기분 참 좋다.


林光子 200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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