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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첫눈

by 임광자 2008. 11. 18.

 

 

 

첫눈


늦잠을 자고 있는 나에게 옆지기가

-첫눈 왔어! 사방이 하해.-

나는 부스스 일어나며

-첫눈?-

-고창만 눈이 왔어. 배추 위에도, 상추위에도, 아주 아름다워.-

나는 그냥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아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내가 자는 사이 눈은 소복소복 하늘에서 천사의 마음으로 내려왔나 보다.

디카를 매고 밖으로 나와 여기저기 하얗게 보이는 곳에 초점을 맞추고 그냥 찍어 댄다.

 

  

 

 

 

 

 

 

 

 

그러다가 옥상으로 올라가 보고 싶었다. 녹색 바닥에 하얗게 쌓인 눈이 아주 아름다울 것 같아서다.

그런데 웬걸 옥상은 그냥 녹색이다. 눈이 한 점도 없다.

바닥엔 크고 작은 물방울들이 춤을 추고 있다.

서로 합쳐졌다 헤어졌다하면서 배수구 쪽으로 돌돌 흐른다.

계단으로도 물방울들이 쪼르르 미끄러져 떨어진다.

 

 

 


<첫눈>


올핸 나도 모르게

꿈결처럼 

첫눈이 찾아와

내 마음을

흐뭇하고

상큼하고

즐겁고

흥겹게 만들어 주어

행복의 둥지를 안겨주네.

 

林光子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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