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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배추와 눈(雪)

by 임광자 2008. 11. 20.

 

 

 

 

배추와 눈(雪)


남쪽 양지바른 터에서

햇볕의 사랑을 받으며

늦자람에 

바쁜 나날을 보내는

내 김장배추들.


이층공사로 

삶의 터전에서

햇볕을 빼앗기고

자람을 멈춘 듯이

속도 덜 채운 채

겉잎을 헤 벌래 아래로 깔고

이제라도 찾아 온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속살을 채운다.


추위가 다가와

떨리는 순간에

하늘은 

배추에게

눈을 소복소복 내려서

이블 만들어 주고

추위가 가시자

눈을 녹여 눈물 만들어

목마름을 달래준다.

 

어디 배추에게만
그러겠는가?
눈은 모든 생명에게

이불이 되어주고

녹아서는 

생명수가 되어준다.


林光子 200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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