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족 설맞이

 

나 홀로족 설맞이

앞집은 본가에 가고

뒷집은 처가에 가고

옆집은 흩어진 가족 모두 모여 웃음소리 창문을 넘네!

마누라도 없고

자식도 없고

일가친척 하나 없는 할아버지는 갈 데가 없네.

그냥 텔레비전을 친구 삼아 시간을 죽이는데

앞 동에 사는 총각이 찾아 와선

설 하루만 손자 하겠다네.

할아버지와 총각은 두 손을 잡고

마트에 가서 먹을거리를 사다가

오순도순 요리 조리 음식을 만들었지.

설날 아침

총각은 일찍 일어나

할아버지께 큰절로 세배를 드리니

할아버지 눈엔 눈물이 글썽글썽

총각 손을 잡고

고마우이! 고마우이!

총각은 세배를 드린 후에

부엌으로 가서는 떡국을 맛있게 끓이고

어젯밤에 만들어 놓은 음식으로 설상을 차려

할아버지 앞에는 진수성찬이 놓여지고

할아버지가 밥을 뜬 수저에 총각이

반찬을 올리니 웃음을 띤 두 얼굴이 마주 보며

설날의 아침을 즐겁게 하고

상을 물린 총각은

윷판을 벌려서 두 사람은 윷놀이에 설날이 짧다.

林光子  200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