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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30년 만의 만남

by 임광자 2007. 9. 26.
 

30년 만의 만남


나는 나의 이종사촌인 정은수 목사님을 30여년 만에 만나기로 하고 여동생과 함께 스위스 그랜드 호텔로 갔다. 그 동안 몇 번 한국에 왔지만 시간이 닿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오늘 만나게 된다. 정은수 목사님은 미국 뉴저지 주 소망교회에서 봉직을 하고 있다. 그가 태릉 중학교의 영어 선생님과 결혼을 하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때는 청년이었다.


그가 약속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찍었다.

 

 

 

 
그의 부인은 그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7년을 일하면서 그의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였다. 그리고 그는 목사님이 되었다. 그는 자기가 공부할 때 자기 부인이 고생을 참 많이 했고 자기를 공부를 시켜준 은인이라고 부인의 은공을 거듭 말해 주어 내 가슴을 콩당콩당 뛰게 해 주었다.


정 목사님처럼 마누라의 고마움을 항상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사람도 드물다. 많은 도움을 받고도 고마움을 모른 체 배신까지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그에게 한국적인 음식을 사 주기로 하고 음식점 여러 곳을 다녔으나 오늘은 추석 다음날이라 모두 문을 닫았다. 그래서 여기 저기 다니다가 순대집이 문을 열어서 들어갔다.

 


나온 음식은 보기와는 달리 별로였다. 정말 미안했다. 재료가 오래된 것 같았다. 아마도 추석 전에 들여 놓은 것을 그대로 재료로 사용했나 보다. 그래도 그는 맛있단다. 고기만 아니면 다 좋다고 하였는데 어정쩡한 모둠 순대와 얼큰이탕을 주었으니 아마도 속으로는 별로였을 건데 그래도 아주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이 또한 좋았다. 어쩠든 미국에서는 순대를 먹기가 힘들 테니까.


식후에 우린 대화를 하였는데 그의 아들이 대학을 들어가는데 어디로 가고 어떻게 하라고 조언을 끊임없이 해주니

“내 인생을 선택하는 순간에 내가 해야 될 일을 왜 그리 간섭하느냐고 하드란다.”

그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식으로 생각하고 미국식으로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도록 대뇌에 입력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성인식을 치르면 어른이 된단다. 그런데 부모는 한국에서 청춘까지 보냈으니 대뇌 속에 한국식으로 자녀가 하는 일에 있어서 들러리가 아니고 주인공으로 행동하려 한다.


자녀들의 장래에 대한 선택은 자녀에게 맡겨야 한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헤쳐 나가야 할 그들의 몫이니까. 시행착오를 하면 그만큼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쌓인다.

 

 

우리의 대화는,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는 바로 부모들이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부모들 중에는 자녀들을 자기 꿈속에 가두어 길러서 대리만족을 하려하고 있다.>는데 결론을 내렸다.


 

林光子 200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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