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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멥쌀(몇 살) 먹었어?

by 임광자 2017. 11. 2.

멥쌀(몇 살) 먹었어?

 

 

고창 노인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110분 복지버스를 타면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이 기다리는 시간에 복지버스 안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말도 어눌하고 귀도 약간 먹었지만 그런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듣고 웃는다.

 

 

기사양반! 멥쌀 먹었어?”

 

몇 살이란 단어가 멥쌀로 들린다.

기사가 대답

 

맵쌀 먹었어요.”

참말로 맵쌀이냐니까?”

맵쌀 찹쌀 다 먹었어요.”

 

복지 버스 안에 있는 노인들이 까르르~ 박장대소한다.

연세가 많아지면 발음이 좀 서툴러진다.

웃음소리에 할머니가 다시 묻는다.

 

나이가 얼마냐니까?“

아이고 나이를 잊었어요. 세어보고 말할게요.”

그려.”

 

기사가 하나 둘 셋 넷 ....세다가

 

아이고 엄마! 나이를 세다보니까 잊었네,”

0! 나이도 못 세.”

 

복지버스 안은 다시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한참 있다가 다른 할머니가

 

기사양반! 우리 막내아들 또래인데 아들 하세.”

그려요. 엄마!”

우리 막내아들이 호랑이띤디.”

나이가 얼마인데요?”

글씨 나이는 모르고 호랑이띠라고만 알아.”

아들 나이도 몰라요.”

자꾸 해가 가니까 나이가 자꾸 달라져 잊어버려.”

띠는 잊어버리지 않아요?”

띠는 항상 같으니까 잊어버리지 않아.”

 

나이 많으신 노인들은 자기 나이는 아는데 가족의 나이를 모른다. 무슨 띠라는 것을 기억한다. 띠를 말하면 다른 노인들은 금방 나이를 산출해낸다.

 

고청노인복지관 복지버스 2호 기사님은 능력 넘치는 개그맨이다. 자신은 웃지 않고 상대를 웃긴다. 직업적인 개그맨이 되었더라면 전 국민을 웃겼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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