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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벙어리 텔레비전

by 임광자 2015. 6. 25.

벙어리 텔레비전

 

병원에 갔더니 텔레비전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아서

참 좋다고 생각하고 화면을 보니

움직이는 그림만 부지런을 떨고

소리가 없다.

그렇지

병원에서 텔레비전이 소리를 내면

제대로 진찰과 간호를 할 수 없을 거야.

 

노인 복지관 식당 앞 복도 천장에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식당문을 열 동안

심심하지 않게 고향 소식 이곳저곳

알 수 있어 좋겠다! 싶었지만

그림만 바쁘게 움직일 뿐

소리가 없는 벙어리 텔레비전이었다.

 

지루함을 씻기에는 너무나 섭섭한 텔레비전

옆의 할아버지는 한 손안에 들어가는

조그만 라디오를 크게 틀어 듣고 있어

할아버지! 소리를 조금만 줄일 수 없나요?”

옆의 할머니들을 가르키며

모두들 라디오 틀어달라고 혀.”

나는 속으로 외쳤다!

거짓말! 할머니들이 할아버지가

너무도 큰 소리로 라디오를 틀고 들어서

귀가 아파 죽겠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었어요!“

 

노인복지관 식당 앞 복도엔

잔잔한 소리를 들려주는

벙어리 아닌 텔레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림만 보는 텔레비전 보다는

소리도 들려주는 텔레비전이 그립다.

어제 텔레비전이 설치되었다고

좋아했던 기분이 오늘은 시무룩이다.

 

텔레비전이 소리를 내도 난청증인 노인이 많아

크게 틀으라고 아우성일 것이니 그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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