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에 봄빛이 무르익어가면...
산야(山野)을 거닐어 보게나
어제 보다 오늘 더 많은
새싹이 솟아 나오고
나뭇가지에는
잎눈과 꽃눈이 많이도
부풀었네 그려.....
작고 길쭉한 잎눈 보다는
크고 둥근 꽃눈이 더 많이
부풀은 것처럼 보이잖나...
봄빛에는
잎눈 보다는 꽃눈의 정력이 더 세나브이..하하..
산야를 돌아보게나
꽃눈들이 부풀어 올라
꽃 봉우리가 되었네.
조금만 더 있으면
꽃 봉우리가 터지고 터져서
화알짝 꽃이 피어 나겠어
보이는가?
꽃 봉우리 터지는 모습이…
들리는가?
꽃 봉우리가 터지는 소리.
봄 빛에 취해
꽃 향기에 취해
꽃이 피어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는가?
꽃이 화알짝 피어
우리 마음 활짝 열어 주다가
시든다고 서러워 말게
꽃이 져야 열매가 달리니까
열매가 자랄 적에
열매만 보지 말고
열매가 품고 있는 씨앗을 보게나.
열매는 씨와 함께
꽃을 죽이고 태어나 자라기에
열매가 무르익으면
그 속의 씨도 알차게 영근다네.
열매가 익어서 떨어진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게.
열매가 우리 눈에 기쁨을 주고
맛에 취하게 하면은
열매 속의 씨앗은 말할거네.
이번에도 성공이다.
너희들이 나를 먹어 주어야
내가 멀리 멀리
퍼져 나가
자손들을 손쉽게
퍼뜨릴 수가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새들에게서
이빨을 거두었지.
나를 깨물어 버릴 가봐
나는 너희들의 소화관을 지나서
너희들의 대소변과 함께
버려지지만
그 대소변이야
내가 자라날 때 마다
필요한 먹이로다.
씨들은 외친다!
너희들 동물들은
나의 종이라고…
부인 할 수 있는가?
나는 할말이 없는데…
여러분들은?
산야에 봄이 무르익어가면
동물들은 식물의 종이 되어
그들의 종족보존을 위해
헌신을 한다.
그래야 먹고 숨쉬고 살 수가 있으니까.....
2004년 봄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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