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윷놀이

by 임광자 2014. 12. 30.

윷놀이

 

무료 복지버스를 타고 복지관에 내리면 곧 바로 1130분까지 판매하는 1,500원짜리 경로식당 식권을 사러 줄을 선다. 식권을 사지 못하면 현금으로 2,000원을 내야한다. 식권을 산후에는 식당 앞 의자에 앉아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도란도란 속삭이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서 줄을 서는데 가끔 할아버지들이 너무 큰 소리로 라디오를 틀 때면 귀청이 망가질까 봐서 손가락으로 두 귀를 막았다. 그래도 라디오 소리가 너무 크다.  귀마개를 살까 하다가 곰곰 생각하니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는 법 지금은 그냥 이층 자비실에 가서 있다가 12시 쯤 내려와서 식권을 내고 식당으로 들어간다. 12시 쯤 오면 줄 서 있던 사람들이 다 식당으로 들어가서 식권을 내고 바로 식당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점심을 먹고는 오후 110분 고창읍으로 가는 복지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자비실로 간다.

 

고창 노인 복지관에는 여러 프로그램도 있지만 할머니들이 편안하게 쉬는 곳도 있다. 자비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들 방이다. 복지관 이층 동쪽 오른쪽 끝방이다.

 

자비실에는 큰 약국 같은데 있는 걸터앉을 수도 있고 드러누워 있을 수도 있는 뜨끈뜨끈한 낮은 침대가 4~5개가 있어 허리 아픈 사람은 누워서 지지고 나 같은 사람은 위에 올라가 앉아 있으면 그냥 엉덩이가 뜨끈뜨끈해서 좋다. 전동전신 안마기가 3개가 있는데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조절기만 누르면 발 다리 허리 등을 안마 받을 수 있다. 내가 아직 앉아보지 않는 조금 높은 침대가 셋 있는데 이곳은 아마도 전신을 치료하는 곳인지 불편한 할머니가 누워있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자비실로 가니 할머니 한분이

점심들 먹었으니 개나 소 잡아먹을 사람 이리로 오세요.”

말하며 윷판을 벌린다. 할머니들이 양쪽으로 쭉 늘어서 앉는다. 새로 오는 사람들도 짝을 찾아서 함께 가세를 한다.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그냥 즐겁다.

 

 

 

 

 

 

 

 

 

 

글을 쓸 자료를 수집하기는 식당 앞에서 줄을 설 때가 자비실에 있는 것 보다 더 낫다. 하지만 언제 다시 라디오를 크게 틀지 몰라서 그냥 자비실로 올라간다. 자비실에서 할머니들의 옛날이야기 좀 들었으면 참 좋겠다.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생생연 출판사 > 고창노인복지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창 노인 복지관 점심 메뉴  (0) 2015.01.24
늙은 제비  (0) 2015.01.22
노인복지관 못가는 날은 우울한날  (0) 2014.12.03
교육의 순서: 가정→사회→법  (0) 2014.11.27
값진 노후생활  (0) 201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