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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늙은 제비

by 임광자 2015. 1. 22.

늙은 제비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아들이 외제차를 뽑아 주었어요. 내 한 달 용돈이 800만원이에요. 재차 타고 어디 가지 않을래요?”

라는 말에 그 아주머니는

한 달에 나한테 1억을 준다고 해도 아저씨하고 가지 않을래요.”

라며 톡 쏘아 주었다고 한다.

아주머니 아무래도 그 사람 제비인가 봐요.”

맞아 제비야!”

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말을 거든다.

나한테는 자기 차로 들어가서 할 말이 있다고 늘 그래.”

할 말이요. 여기서 해요.”

차에 들어가서 해야 할 말이 있어요. 나하고 어디든 가요.”

 

복지 버스가 읍내로 갈 시간에는 그 옆에 자기 차를 세우고 빵빵 거린다. 아마도 자기 차에 타라고 했던 아주머니들이 자기 차를 타기를 바라는 것 같다.

 

어떤 아주머니가 하는 말

한번은 나더러 자기 차를 타라고 해서 안타요, 아저씨 아주머니하고나 타고 다니세요.”

톡 쏘아붙이니

우리 아주머니는 팍 퍼질러서 방구석에만 있어요.”

하더란다.

 

또 어떤 아주머니한테는

주소를 알아야 선물을 보내드리지요. 주소 좀 알려 주세요?”

하기에

선물 필요 없어요. 왜 주소를 아저씨에게 알려 주어요.”

라고 말했단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주머니가

 "나한테도 이상한 소리 하더군요."

"아주머니 한테는 뭐라 그래요?"

모두들 나이 보다 젊어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시선을 집중하자 겪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식당 앞에서 줄서기를 하려고 어떤 남자 옆에 앉았더니."

"언제 아주머니가 내 옆에 앉나 기다렸는데 오늘에야 소원 풀었네요.”

?”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모른 척 했단다.

며칠 후

아이구! 안녕하셨어요?‘

?”

같이 내차 타고 어디 가요?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3일을 이 말 하려고 고민하였지요.”

왜요?”

아주머니도 내 생각과 같은지 알고 싶어서요.”

무슨 이상한 말을 해요.”

이제 아주머니 마음 알았으니 저도 마음 접어야겠어요.”

하더란다.

정말 이상한 노인이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며칠 후에 다시 복도에서 만났는데

며칠 만에 만났네요. 이렇게라도 만나니 좋습니다.”

그러더란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

아주머니 오늘은 더 젊어지셨어요.”

꼭 정신병자 같아요. 정신과에 가보세요.”

아주머니가 정신과에 데려다 주세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가요.”

그랬지요.

정말 그 아저씨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요.”

 

어쩜 도시 아주머니라면 그 아저씨의 수작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골 아주머니들은 소문과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 그렇게 쓰고 다닐 돈이 많으면 복지관에 기부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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