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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양지바른 곳에 새로 만들어진 다슬기 살집

by 임광자 2013. 5. 30.

양지바른 곳에 새로 만들어진 다슬기 살집


현제 다슬기가 살고 있는 집은 동복쪽 골목에 있어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만 겨울에는 매서운 골목 바람에 햇빛이 아주 약해서 춥다. 더군다나 다슬기가 살고 있는 고무통은 너무 작아서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넘쳐 새끼 다슬기가 물길를 따라 길로 빠져 나갈 것이다. 재작년에 그랬다. 큰 것은 그대로 있는데 작은 새끼들은 물이 고무통 가장자리를 넘기만 하면 그대로 빠져 나가서 길 위에 있다. 비가 계속 올 때는 빗물이 흐르는 데로 그냥 함께 흘러갔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아주 멀리까지 가서 길에서 차에 치어 죽고 밟혀죽고 살아있어 내 눈에 띨 때는 잡아다가 다시 고무통에 넣어 주곤 했다. 


오늘 크고 깊은 다슬기가 살 고무통 850리터짜리를 6만원에 샀다. 위에서 겉으로 깊이가 88cm 폭이 97cm, 길이가 140cm이다. 깊어서 겨울에는 물을 많이 채워서 위에만 어니까 얼음 속 물속에서 살기가 좋을 거다. 오늘, 자갈밭이라 그냥 달래와 머위와 구기자나무가 살던 작은 쌈지밭에서 돌과 자갈을 골라내고 평평하게 다지고 흙은 따로 플라스틱 통에 퍼 놓았다.


배달되어 온 고무통을 놓고 흙을 한쪽은 얕게 한쪽은 더 높이 채웠다. 흙이 적어서 연근을 심을 때 보다는 훨씬 얇게 넣었다. 흙을 조금 더 높이 채운 곳에는 땅에 있던 돌미나리를 옮겨 심고, 흙을 덜 넣은 곳에는 돌과 자갈을 그 위에 넣었다. 미나리는 물을 정화시키고 그늘도 되어 주게 하려고, 돌과 자갈은 이끼가 끼면 먹이가 되고 붙어살라고 넣었다. 

 

 

현재 다슬기가 눈쟁이와 징거미새우와 미꾸라지와

우렁이와 함께 살고 있는 집.

 

거뭇거뭇한 것들이 모두 다슬기새끼와 어미다.

재작년에 고무통에서 키운 다슬기가 번성했던 추억을

되살리며 새로 다슬기가 살 집을 손수 만든다.

 

 

오늘 다슬기 살집으로 마련한 850리터짜리 고무통.

 

 

빗물통이다.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받아서 이렇게 여러 곳으로 가게 해서

연못물도 채우고 텃밭에도 준다. 그리고 허드렛물로도 사용한다.

 

빗물을 넣고 있다.

 

옆의 땅에서 살고 있는 돌미나리를 삽으로 푹 떠서 옯겨 넣었다.

왼쪽에는 돌과 자갈이 들어있다.

다슬기는 깨끗한 물에 살아서 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

물을 정화 시키는 미나리를 심는다.

미나리는 금방 퍼져서 우거질 것이다.

퇴비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자연환경에 맡겨서 이끼가 살게 할 것이다.

 

흙입자가 가라앉으면 물이 맑아질 것이고

햇빛이 들어가면 이끼가 낄 것이다.

이끼가 빨리 끼게 하려고 물을 많이 채우지 않았다.

이끼는 다슬기의 밥이다.

이끼가 끼면 다슬기를 옮길 것이다.

 

다슬기를 어떻게 해야 오래오래 키울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였는데 오늘 그 일을 해결하고 나니 기쁘다. 다슬기가 바글바글 잘 자라서 큰 놈만 골라 잡아서 올갱이된장국도 끓여 먹고 삶아서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하늘에게 달렸으니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린다. -다슬기 잘 살게 도우소서!-

 

2013.05.30.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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