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일요일 텃밭풍경
촉촉한 길에 미꾸라지 한 마리 머리가 심하게 짓이겨진 체 쭉 뻗어 있어 부삽으로 떠서 연못 속에 넣어 주었다. 내가연못을 살피고 있는데 길 맞은편 아주머니가 만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연못가로 온다.
-뭐해요?
-아침에 길 위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나와서 머리를 다쳐 죽었어요. 치었다 봐요. 그래서 연못에 넣어 주었지요.
-오늘 아침에 우리 집 앞길에 미꾸라지가 빗물 속을 헤엄치고 있어 나는 하수구에서 나온 줄 알았는데 연방죽에서 나온 거였어요.
-미꾸라지가 없으면 모기가 많이 생겨서 몇 만 원치를 사서 연못에 넣어 주었어요. 하수구에서는 미꾸라지 못 살아요. 다음에는 잡아서 연못에 넣어 주세요.
-나는 하수구에서 나온 줄 알고 다시 들어가라고 그대로 두었지요.
아주머니는 방앗간 안에 있는 아저씨를 향해서
-여보! 아침에 길에 있던 미꾸라지 연방죽에서 나온 거였데요.
라고 큰 소리로 말하며 방앗간 안으로 들어간다. 방앗간 아주머니는 연못을 연방죽이라고 늘 부른다.
연못 속에 넣어 준 죽은 미꾸라지는 아마도 동료들의 먹이가 되고 거름이 되리라. 연못을 들여다보니 미꾸라지들이 비가 오는 걸 어떻게 알았는데 사바에 쳐진 비닐 벽에 머리를 부비며 뛰어오르려고 안간힘을 쓴다. 비가 계속 오는데도 연못물이 자꾸만 줄어든다. 분명히 어딘가에 구멍 난 거다. 이상한 것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햇볕이 쨍쨍하여 증발하는 줄 알고 날마다 도랑물을 퍼서 공급해 주었다. 그런데 장마가 시작되면서 물이 더 빨리 줄어드는 거다. 아무래도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미꾸라지들이 그 구멍으로 나가려고 머리를 처박고 흔들어서 구멍이 커져 연못물이 잘 빠지나 보다.
쌍둥이 연못 사이에 작은 물길을 만들고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많아서 작은 물길에도 물이 흐른다면 양쪽 연못으로 미꾸라지들이 왔다 갔다 하기를 바랐다. 그곳을 보니 미꾸라지 몇 마리가 오르려고 용을 쓴다. 디카를 마구 눌렀다.
비오는 오늘도 백련은 피고 벌들은 찾아와 유희를 펼친다.
가운데 위 왼쪽 가장자리에 연못과 아래연못 사이에
작은 물길이 있다.
아래연못은 올보메 만들었는데 물이 처음엔 새지 않았는데
조금씩 새다가 지금은 많이 샌다.
길가에서 죽은 미꾸라지.
작년에는 많이 나왔다.
올해는 잠잠하나 했는데 이렇게...
미꾸라지가 작은 수로로 오르기 위해서 아래에서 탐색을 하고 있다
미꾸라지 한마리 안간힘으로 오르기는 한데
다시 풍덩 아래로 떨어진다.
미꾸라지 두 마리가 튀어올랐지만 아래로 풍덩!
내가 보고 있는 동안 완전히 작은 물길로는 오르지 못했다.
복숭아
상추
주차장 쪽에 있는 고무통 연못에 첫 백련꽃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다.
방울토마토가 익어간다.
포도가 익어간다.
화분에 심은 것은 비가 많이 와도
물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병피해가 적다.
차조기.
새는 연못으로 가보니 물이 오전 보다 더 빨리 샌다.
바닥이 많이 보인다.
미꾸라지가 작은 구멍을 더 크게 했을까?
어쩜 쥐일지도????
장마가 끝나면 흙과 연을 파내고 고무통을 묻고
다시 고무통 속에 흙을 채우고 연을 심어야할까 보다.
잘못하면 죽을 텐데... 걱정이다.
새는 연못 바로 옆 땅 속으로 도랑과 연결된 수로가 있다.
이 물은 고창천으로 빠진다.
이 속에서 사는 쥐들이 물이 졸졸 흘러 나오는 것을 보고
더 크게 구멍을 냈을까?
2012.07.15.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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