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은 음식이 어떻게 변할까?
어제 대전에서 온 가족에게 생생연에 온 기념으로 우리 몸의 일부의 기능이라도 알려주고 싶어 우리가 먹은 음식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초등학생이 이해하도록 어려운 단어는 빼고 소화에 대해 설명한 것을 여기에 간추린다.
-입속으로 들어가서 씹혀지고 침에 있는 효소의 작용으로 녹말이 조금 소화되고 목구멍으로 넘어가요. 목구멍 뒤쪽은 위아래로 뻥 뚫린 작은 터널이지요. 코로 들어간 공기가 어디로 나와서 기관으로 들어가 허파로 가는지 알아요?
대답은 없고 눈만 껌벅껌벅....
-바로 목구멍 뒤쪽 위로 나와요. 거기에는 뒤코구멍도 있고 귀로 통하는 이관 입구도 있어요. 이관이 어려서는 직선이고 자라면서 굽어져요. 그래서 아기들이 우유를 먹을 때는 머리가 조금 위로 가게 안고서 먹여야 이관으로 우유가 들어가지 않아서 중이염에 잘 걸리지 않아요. 왜 입속으로 해서 중이로 공기를 보내느냐 하면 귓속으로 들어간 공기는 귀청(고막)에 막혀서 더 안으로 들어가서 못하고 그 대신 고막을 진동 시켜요.
내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고막 안쪽은 청소골이라는 장치가 있어 고막의 진동을 우리가 잘 들을 수 있도록 조절해요. 그런데 공기가 없으면 진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속을 통해서 공기를 들여보내는 거예요.
이제 다시 소화 이야기로 가요.
-우리 가슴 속과 뱃속사이에는 가로막이 있어요. 횡격막이라고도 해요.
내가 양 손목을 젖가슴 아래 옆구리에 대고 가운데를 올라가게 양 속가락 끝을 맞닿게 한다.
-가로막은 질긴 근육막인데 이런 모습으로 가운데가 볼록하게 가슴 쪽으로 솟아오르게 마치 천막처럼 속에 있어요. 목구멍 아래에는 식도 입구가 있고. 식도는 가슴을 세로로 가로막까지 쭉 뻗어요. 왼쪽 윗배에는 위가 있어요. 위의 입구가 여기 있어 식도에 연결되어요.
내가 “왼손을 젖가슴 아래 바짝 대고서 이 속에 위가 있고 오른쪽 손을 오른쪽 젖가슴 아래 대고서 이곳에는 간이 있어요.” 라고 말한다.
-신트림 해 봤어요?
초등생들이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젓는다.
-그럼 너무 먹고 난 다음날 신물 올라와 봤어요?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는 눈치다.
-위는 먹을 것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앞뒤를 딱 붙이고 있어요. 식도도 그래요. 만약에 우리가 먹지 않을 때도 식도와 위가 열려 있으면 공기가 막 들어가서 트림과 방귀가 많이 나올 거예요. 나이 들면 트림도 방귀도 잘 나오는 것은 식도나위가 탄력이 줄어들어서 앞뒤가 딱 붙어 있지 못하고 틈새가 생겨서일 겁니다. 꼭꼭 씹어 먹으면 트림이 덜 나와요.
고개를 끄떡인다.
-위는 쭈글쭈글해요. 그리고 염산을 만들어내요. 염산은 음식을 푹 녹여버려요. 음식이 들어가면 쭈글쭈글한 주름이 펴지면서 점막에서 염산에 녹지 않는 물질을 내어 안쪽을 페인트칠하듯 칠해요. 음식이 들어가는 양과 성질에 따라 염산을 만들어내요. 위가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음식과 염산이 섞이고 위액은 강산이 되어요. 음식물에 붙어 들어온 세균들이 죽어요. 그리고 단백질이 위액 속의 효소에 의해서 토막토막 끊어져요. 즉 염산은 살균작용을 하지요. 과식을 하면 염산이 많이 만들어져 그게 남아서 신트림을 만들어내고 더 심하면 신물이 올라와요.
이해가 된다는 듯 어른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위에서 염산에 의해서 소독되고 삭혀진 내용물이 위의 뒷문인 유문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내려오기 시작해요. 십이지장은 소장의 머리에요. 십이지장은 손가락 열두 개를 나란히 놓은 길이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약 24cm고 C자 모양이에요. 위 바로 아래에 췌장이 있어요. 췌장에서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녹아들게 하고 3대영양소 소화효소를 만들어 십이지장 속으로 내보내요.
내가 아이들을 보면서
-3대 영양소가 무엇이지요?
묻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에요.
아들이 대답을 한다. 조금 전에 가르쳐 준 것을 기억을 한다.
-소화는 3대영양소가 해요. 비타민과 미네랄은 3대 영양소가 소화되면서 빠져 나와요. 오른쪽 윗배에 있는 간 아래에는 쓸개가 있어요.
내가 엄마를 보면서
-쓸개를 보려면 생선 요리할 때 배를 가르면 간이 나오지요. 간은 어떤 동물에서나 부드럽고 빨개요. 쓸개는 간에 붙어 있어요. 생선 요리 특히 동태나 명태 요리 할 때 쉽게 녹색의 쓸개를 볼 수 있어요. 그걸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 쓸개라는 개념이 뇌 속에 박혀서 잊지 않을 거예요. 순대를 먹을 때 함께 온 간을 보면 구멍이 뚫려있거나 관 같은 것이 보이지요. 빨간색은 혈관이었던 자리고 옅은 녹색은 쓸개관이 있던 곳이에요. 간의 맛이 씁슬한 것은 바로 쓸개즙에 절여져서 그래요.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쓸개주머니로 가서 저장되고 농축되어 점점 진해져요. 우리 혈액 속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있어요. 적혈구는 핵이 없어서 3개월에서 4개월 정도 살아요. 적혈구 속에는 헤모글로빈이 있고 그 속엔 철이 있어요. 적혈구가 늙으면 간을 지날 때 대식세포가 잡아먹고는 철을 뽑아 혈액에 녹여 내보내 골수에 가서 다시 적혈구 만들 때 사용하도록 하고 나머지로는 콜레스테롤과 여러 가지 미네랄을 넣고 쓸개즙을 만들어 쓸개주머니로 보내요.
적혈구를 파괴해서 쓸개즙을 만든다는 이야기에 귀가 쫑긋하는 모습들이다.
-십이지장으로 위속의 강산인 내용물이 아주 조금 내려오면 십이지장 벽이 놀라서 위의 뒷문을 얼른 닫고는 췌장과 쓸개주머니로 호르몬을 보내서 빨리 빨리 와서 강산을 중화 시키라고 해요. 그럼 연락을 받은 쓸개주머니는 수축하여 쓸개즙을 내어놓고 췌장에서는 소화액을 방출하면 알칼리성인 두 물질이 십이지장으로 와서 강산을 중화시켜 알칼리로 만들어요. 십이지장내가 알칼리가 되면 위의 뒷문이 열리고 내려와요. 즉 위의 뒷문은 십이지장이 알칼리가 되면 열리고 산성이 되면 닫혀요.
쓸개즙에는 콜레스테롤과 여러 미네랄 등이 있고 쓸개주머니 속에서 오래 있으면 농축된다. 만약에 다이어트 한다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쓸개즙이 십이지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계속 쓸개주머니 속에서 농축되면서 뭉쳐 굳어져 담석이 된다. 그래서 요즘 다이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담석증이 많다고 한다.
-소장의 내벽에는 아주 곱고 고운 융털이 있다. 융털에서 소화된 영양소를 흡수해요. 소화가 끝나면 녹말은 포도당으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해요. 융털이 영양소를 흡수해서 수용성 영양소는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보내서 일부는 저장 시키고 적당량만 혈액에 녹여 심장으로 보내고 지용성 영양소는 심장으로 직접 보내요. 심장은 혈액을 펌프질해서 온몸의 세포에게 영양소를 보내요.
-식후에는 녹말이 소화되어 만들어진 포도당이 많아서 간으로 가서 췌장에서 보내온 인슐린의 도움으로 포도당을 줄줄이 구슬처럼 꿰어서 글리코겐을 만들어요. 혈액에 녹아 근육으로 간 포도당과 인슐린이 근육 속에도 글리코겐을 만들어 저장해요. 포도당은 작아서 혈액에 녹아서 혈당이 되지만 글리코겐은 무수한 포도당이 결합되어 생겨서 그 덩치가 커서 혈액이 녹지 않고 간이나 근육에 저장되어요. 그런데 식전에는 저장된 포도당이 떨어져서 저장된 글리코겐을 글루카곤이 포도당으로 분해시켜서 혈액에 녹아 떨어진 혈당을 높여 주어요. 우리가 배가 고파도 먹지 않으면 글루카곤은 단백질이나 지방을 분해시켜 포도당으로 만들어 혈액에 녹여 혈당으로 만들어요. 단백질과 지방은 우리 몸의 체구성 물질이지요. 굶으면 살이 빠지는 것은 바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지방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내가 오른손을 배 중간 조금 아래 옆구리에 가까운 오른 쪽에 대고
-바로 여기가 대장이 시작되는 곳이에요. 대장의 시작은 맹장이지요. 맹장은 한쪽 끝이 막혀 있어서 맹장이에요. 맹장 끝에는 맹장꼬리가 있어요. 맹장꼬리를 충수라고 하지요. 맹장꼬리는 꼭 돼지꼬리처럼 생겼지요. 가늘고 맹장 보다 길어요. 맹장은 넓은데 충수는 아주 좁아요. 그래서 이곳에 대장 속의 찌꺼기가 들어가고 세균이 들어가서 썩으면 염증이 생겨서 충수염이 생기지요. 충수염을 맹장염이라고들 말하지요.
내가 오른손으로 대장이 지나는 곳을 따라 움직인다.
-자 오른쪽에서 맹장이 시작되어 곧장 위로 가는데 맹장 다음은 결장이에요. 결장은 뱃속 가장자리를 휑하고 돌아 직장으로 이어져요. 오른쪽 맹장에서 간밑까지 곧장 뻗어 올라요. 간 밑에서 옆으로 쭉 뻗어서 위와 지라 신장이 있는 곳까지 가요. 여기서 다시 아래로 쭉 뻗어서 내려오다가 S자 모양으로 뻗어서 골반 아래 중앙으로 와서 직장이 되어요. 직접 통하고 곧게 뻗어 항문과 이어지는 직장은 대변저장소에요. 직장에 대변이 저장되면서 조금 더 굳어져서 대변으로 나와요.
대장 속에는 대장균이 산다. 대장균은 섬유소를 좋아한다. 우리가 위생검사를 할 때 대장균이 기준치가 넘었다 아니다 하는 규준으로 삼는데 왜 그럴까?
-대장 속으로 음식 찌꺼기가 소장에서 넘어가면 바로 대장균이 음식 찌꺼기 속으로 들어가서 새끼치고 살아가요. 대장균은 환경이 좋을 때 12분이면 하나가 둘이 되는 이분법을 통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해서 마른 대변의 50% 가 대장균이라고 해요. 방귀를 퐁 뀌어도 팬티에는 대장균이 묻어요. 항문에 닿는 손에도 묻어요. 대장 속에는 대장균이 좋아하는 먹을 것이 많아요. 대장균은 특히 섬유소를 좋아해요. 대장 속에는 대장균과 장내세균이 살고 있어요. 유산균은 장내세균이에요. 장내세균은 오래 살지 못해서 우리가 유산균을 계속 보충해 주어야 해요. 유산균은 대장 속의 숙변을 제거해 주어요. 대장내벽의 세포들은 4일이나 5일이면 새롭게 바꿔져요. 그러니 자연히 청소가 되지요. 대장 청소는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섬유질을 많이 드시는 것이 바로 대장청소를 하는 겁니다. 그러나 대장균이 대장을 떠나서 방광 같은 곳으로 가면 방광염을 일으켜요. 즉 대장균은 대장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가면 병균이 되는 거예요. 다른 곳에는 대장처럼 대장균이 좋아하는 먹을 것이 없으니 세포를 공격해서 염증을 일으켜요. 그래서 대장균이 음식에 들어가면 절대 안 되지요.
초등 5학생이
-하얀 머리카락은 왜 생겨요?
질문을 하였는데 그건 내일 설명할 게요.
2012.06.10.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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