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엔 아프지 않을 거야!
혹독한 추위 속에서
세균이 많이 얼어 죽어서
병균도 덩달아 동사했을 테니
따뜻한 봄이 와도
살아 날 수 없어
우린 덜 아플 거야.
채소와 과일 나무들 괴롭히든
벌레들도 많이 죽었으면 좋겠네.
아참! 해충만 죽은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이로운 벌레도 죽었을 것 같아
걱정이다. 벌 나비 많이 죽으면
과일을 먹을 수 없는데.
이제 생각난다.
나무들 아래 땅 위에 떨어진 낙엽들
가을에 걷어서 한쪽에 모아 놓을 걸
눈이 많이 오는 이곳은
눈이 이불이 되고 그 아래는 따뜻하여
벌레 알들 살았을지도 몰라.
생명을 죽이는 방법이
수분을 없애 말려 건조시키고,
끓이거나 태우거나 동사시키거나
굶겨죽이는 건데
눈이 수분을 공급하고
이불이 되어 생존온도를 유지 시켰다면
나무 밑에 쌓였던 낙엽 뒤에는
벌레들이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붙어있고
세균들은 악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포자(홀씨)에 두꺼운 껍질을 뒤집어 씌워
특별하게 이름 붙여진 아포를 만들어
아주 나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따듯한 봄이 되어
눈이 녹아 물이 흐르면
아포 속으로 물이 쓰며들어
세균은 아포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물에 녹아 흘러 흘러
생물체 속으로 들어갈 텐데
우리 몽에 병균이 들어오면
우리 몸을 지키는 파수꾼들이
초전박살을 하겠으나
어쩌다가 우리가 과로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면역력이 떨어질 때
병균이 이기고 체액에 스며들면 우린 병이 들어
조직에 들어가 둥지를 틀고
승승장구 기하급수적으로 수를 불리면
우리의 파수꾼이 이길 수 없어
병이 들어 더욱 면역력이 떨어져
병균들이 둥지를 벗어나 혈관 속으로 들어가
혈액 따라 흐르다 새로운 둥지를 틀면 전이되지.
겨울이 혹독했으니 병균 많이 죽었을 거야
나는 옷을 입고 난방을 해서 살았는데
아무리 살가죽이 두껍고 특수복을 입었다한들
벌거벗은 지까짓게 어떻게 살아남았겠어.
그래서 겨울이 따뜻하면 난방비가 절약되지만
전염병은 늘어난다고 하였지.
날씨가 풀리면 나무 아래 쌓였던
축축한 낙엽 쓸어 모아 말려서
태우며 미물이 죽어가는 소리
아니 낙엽이 타면서 좋아하는 소리 들을래.
낙엽은 타면 재가 되고 무기물이 되어
물에 녹아 뿌리 속으로 들어가 환생을 하지.
2011.01.29.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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