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잘 타는 항아리
위 사진의 항아리는 조상이 쓰시던 역사 깊은 항아리다. 옛날 것이라 얇고 가볍지만 너무 오래되어서 금이 가서 샌다. 어릴 적에는 정지(부엌) 창가에 놓고 가을에 김장을 할 적에 싱건지를 담아 두면 위에 살얼음이 끼어 싱건지 낼 적에 얼음도 같이 내어 썰어서 상에 놓으면 얼음이 동동 떠서 아주 시원하고 맛있었다. 싱건지란 작은 무를 잎까지 통째로 씻어 항아리에 넣고 소금을 뿌려 두었다가 동치미보다는 간단한 양념을 해서 물을 붓고 익혀 먹는 김장의 일종이다. 동치미와는 또 다른 맛이다. 무청을 그대로 먹을 수 있어 좋다. 싱건지 무는 채 썰고 무청은 잘게 썰어서 밥 할 때 위에 얹어 한 밥을 양념장으로 비벼 먹어도 맛있다. 찐 고구마나 떡을 먹을 때 싱건지가 함께했다. 싱건지는 동치미와는 또 다른 맛이다. 동치미에는 석류를 비롯해서 여러 종류의 과일을 배추잎 사이사이에 넣어서 썰어 세워 놓으면 보기만 해도 아름다웠고 맛이 좋았다. 대신 빨리 시어서 음력 정월 한 달 동안 먹으면 끝이었다. 그러나 싱건지는 그 맛이 은은하고 담백하면서 계속 좋아하게 만드는 맛이다.
수십 년 후 2008년 고향집에 돌아오니 바로 그 싱건지 독이 장독대에 있었다. 반가워서 물건 넣는 것으로 사용하다가 바닥에 구멍을 내고 키위나무를 심었다.
항아리가 있던 자리가 이번 옷방과 부엌 터로 들어가게 되어 자리를 옮겨야했다. 따뜻한 낮에 옮기려고 속의 흙을 살살 파는데 꽁꽁 얼었다. 시멘트 깨는데 사용하는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살살 때려서 흙을 무너뜨렸다. 날카로운 끝을 가진 호미로 항아리 속 흙을 살살 파냈다. 다행이 키위나무뿌리를 감싼 흙은 덩어리로 땔 수가 있어 화분에 옮겨 양지바른 곳에 일단 옮겼다.
살지 죽을지는 하늘에 맡긴다. 따뜻해지면 비닐 지붕을 높이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항아리 속 가운데에 부었다. 얼어서 단단하던 흙이 뜨거운 물을 먹고는 풀어졌다. 항아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녹은 흙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다시 물을 끓여서 항아리 속에 넣기를 세 번을 하자 항아리의 흙이 조금 남아서 그대로 두었더니 오후가 되자 다 녹아서 항아리를 바닥에서 땔 수가 있었다. 덩치는 커도 얇아서 가벼워 혼자서도 쉽게 들 수가 있다.
이번에 깨달은 것이 있다. 올 겨울이 워낙 추웠던 이유도 있지만 항아리는 숨을 쉬기 때문에 플라스틱 통 보다 추위를 더 잘 탄다.
작년에 양지바른 곳에서 이 보다 작은 항아리에 마를 심었다가 가을에 캤는데 생각 보다 상당히 컸다. 이유는 항아리가 숨쉬기 때문에 뿌리를 먹는 것은 보다 더 잘큰다. 뿌리는 호흡을 하니 숨쉬는 항아리가 플라스킥 통 보다는 훨씬 식물에겐 좋다. 마는 다년생이니 땅에 심어 이삼년 키운다면 큰 것을 캘 수 있을 거다. 올해는 항아리에 고구마를 심어보려 한다.
위 사진은 오늘 항아리를 옮기고 공사를 한 현장이다. 돌담이 있는 부분 안쪽이 옷방으로 사용되고 이제 바닥을 높이고 있는 앞 부분이 부엌으로 될 부분이다.
2011.02.06.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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