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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생명의 詩

폭염(暴炎)을 맞은 내 몸의 변화

by 임광자 2009. 8. 9.

 

 

 

폭염(暴炎)을 맞은 내 몸의 변화


햇볕이 작열하는 속으로 들어간다.

살갗이 따갑다.

멜라닌색소가 긴급 상황을 발동한다.

검은 점은 더욱 검어지고 

까만 물감을 칠한 것처럼 깜둥이가 된다.

피부 보다 손톱이 훨씬 하얗다.

햇빛에 노출되어 피부가

까맣게 타는 것은

자외선등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검은 커튼을 치는 것.


온몸의 땀샘이 총궐기를 한다.

머릿속이 축축해져서

머리칼이 젖어 말을 잘 듣는다.

땀샘이 바빠지면 지방샘도 바빠지는지

흐르는 땀이 끈적끈적하다.

겨드랑이, 젖가슴 아래, 등줄기,

오금에서 땀이 작은 시냇물처럼

도랑을 이루며 흐른다.

목이 탄다.

찬물을 먹는다.

배가 슬프다고 한다.

왜냐고 물으니

그렇잖아도 열이 피부로만

흘러가서 지금 뱃속은 춥단다.

그런데 다시 찬물이 들어온단다.

더 춥단다.

추워서 일을 할 수 없단다.

추우니 혈액순환이 안 되어

그냥 개점휴업이란다.

그래서 여름엔

속을 따뜻하게 하는

부추, 오미자, 겨자 등을

음식에 넣어 먹으면 좋다.

 

더우면 땀이 나는 것은

땀을 증발시켜서

우리 몸의 열을 제거하기

위한 체온조절.

물뿌리면 시원한것처럼.


얼굴도 피부도 붉으래하게

혈색이 좋아진다.

피부에 뻗은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모여들어

뜨거워지는 열을 밖으로 뿜어낸다.

피부는 방열기관이라서

더우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집중한다.


땀을 흘리는 만큼

혈액량이 줄어들어

신장(콩팥)에선 

오줌으로 내 보낼게 없다며

진한 오줌을 겨우 만들어

내보낸다.

오줌과 땀의 분비량은

반비례한다.


땀샘에서는 

부지런히 땀을 만들어

피부 밖으로 내 보내

체온 조절하라고 하는데

땀관이 막혔는지

땀이 피부에 방울방울 뭉쳐서

가려운 신경을 자극하여

가렵기만 하다. 땀띠발생!


땀에는 물만 있는 게 아니고

미네랄, 당분, 소금 등이

들어있지만 물만 증발되어

나머지는 그대로 있어

피부에 사는 세균들에게는

좋은 먹이가 되어 먹고는

냄새물질을 만들어 내어

땀 냄새를 풍긴다.

그뿐이랴

피부에는 소금기가 설걱설걱.


그래도

이렇게 더운 날에

우리가 일용할 양식인

오곡백화가 영글어간다.


林 光子 200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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