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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팔월 열사흘 달과 나

by 임광자 2008. 9. 12.

팔월 열사흘 달과 나


오늘은 장날도 아니었는데도

시장 주차장은 만원이 되고

공터에도 차들이 즐비 하였지

 

 

검은 세단 문이 열리고

멋진 남자와 여자가 내리고

허리 굽힌 할머니와 손주가 내려서는

 


 

시장으로 들어가 한참 있다 나오는 데

손에 손에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

무겁게 들고 다시 차 속으로 들어간다.

 


 

도시로 나간 자녀가 명절 쇠러 와서는

늙은 어머니 앞세우고 차례 상 꾸밀 재료

사 가지고 가나 보다.


간간히 들려오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

어제까지도 들리지 않던 맑은 웃음소리

한가위 지내려 외지에서 온 손주들의 웃음소리


이웃집에서는 벌써부터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박장대소하며 풀어내는 이야기 소리

담을 넘어 이야기책 읽는 소리로 내 귀에 들린다.

 


창문을 열고 길 건너 저어기 있는 아파트 세 채

여느 때 같으면 창에 어둠이 깃들어 컴컴하였는데

오늘은 불야성을 이룬다.


하늘에 뜬 저 달은 길쭉하네 그려

가로등 불빛이 너무 강열하여

별 하나 데리고 가네 그려!

 


 

저 달의 한쪽은 내일 모레면 채워져 둥글어지는데

허전한 내 마음의 빈 구석은 언제 채워지려나?

기다려도 기달려도 명절이 오고가도 채워지지 않겠지.

 

명절에 외로운 사람들 내년에는

생생연에 와서 함께 지낼려우?

한가위에 선운사, 판소리 박물관, 모양성이 무료개방이라우!

 

 

와! 고창읍성에 조명이 비친다.

이층옥상으로 올라가서 보니 장관이로다.

너무 아름다워 디키를 누르고 보니 실망이네.


林光子 20080912


★고창읍성은 고창주민은 입장료가 없지만 외지에서 오는 사람은 입장료를 낸답니다. 명절 때는 선운사와 판소리박물관과 고창읍성의 입장이 무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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