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사진들 아래에 있습니다.
한 선수가 전신 마사지를 받는데 용감(?)하게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다.
아주 가까이서 찍은 것은 올리지 못하겠다.
선수들이 연습을 하면서 몸 풀기를 하나 보다.
여기서 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저 아가씨가 허리 부분을 다 내어 놓고 초미니 스커드를 입고 링을 한 바퀴 돌게 한다. 꼭 그래야만 될까?????
껴안고 서로의 등을 토닥거려준다.
KBS에서 나와 경기를 촬영한다.
이 선수는 쓰러지고 끝내 졌다. 나가는데 너무 힘들어 보였다.
단숨소설64: 이종격투기 관람하고 깨달은 것
11월 12일에 <고창 사람들> 카페에는 <고창 선후배님들을 초대합니다>라는 글이 떴다. 글을 올린 사람은 <진품>. 내용을 보기로 하고 클릭해서 들어가니 <이종격투기 4강 결승전>이 11월 17일 오후 3시에 <안산 감골 시민홀>에서 치르게 된다는 내용인데 고창 사람은 입장료 10,000원을 무료로 해준단다. 와서 이학범(진품은 닉)에게 휴대폰을 때리라고 번호를 공개해 놓았다. 귀가 솔깃하다. 나는 아직 이종격투기를 보지 않았기에 무언가도 궁금하다. 한번 가 보기로 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고 댓글을 올리니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는 답글이 뜬다. 됐다. 그럼 가보기로 하고.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상록수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가서 택시를 잡고서
“이종격투기 하는데 알아요?"
“오다가 보니<안산감골신홀>에서 한다고 붙여있대요.”
“거기까지 태워 주실래요.”
“방향이 반대쪽에 있으니 건너가서 타세요.”
내가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꾸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기사님이 차창을 열고 부른다. 내가 가서
“왜 그러세요?”
“조금 돌아가는데 타요.”
타고가면서
“이종격투기가 어떤 거예요?”
“막 때리는 건데 터지기도 하고 피도 나고 다리도 부러져요”
“권투 같은 건가요?”
“권투는 손만 사용하는데 이종격투기는 무릎, 다리 머리 다 사용해서 상대를 한방에 다운시키는 운동이에요.”
“그럼 괜히 보러왔네요.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은 보고 싶지 않은데요. 보셨어요?”
“집에서 자주 보지요. 외국 선수들이 하는 것 보았어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하는 것은 보지 않았지요.”
걱정이 된다. 행사장으로 들어와서 복도를 서성이는데 약간 통통한 아주머니가 포스터를 열심히 보고 계신다.
“이종 격투기에 대해서 아시나요?”
“몇 년 전에 살을 빼려고 배웠는데 다리에 알통이 너무 크게 생겨서 그만 두었어요.”
“이종격투기를 하면 살이 빠져요. 치고 패는데요. “
“살 빠져요. 여자들도 해요.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지만 배우는 여자들 점점 늘어나요.”
“그렇군요. 오늘 모르던 것을 아주머니에게서 배웠습니다.”
아주머니는 아들이 이종격투기를 배운다면서 밖으로 사라진다.
행사장에 와서 시간을 보니 너무 빨리 와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학범님에게 휴대폰을 때리다. 30분 후에 오겠단다. 기다리며 행사장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날씨가 추우니 미리 생강대추차 한잔을 자판기에서 내려 받아 마신다. 뭐 들리는 이야기로는 자판기 속이 세균 덩어리란다. 그래도 열에 약한 세균들이야 뜨거운 물속에서 돌아가시고 내 위 속의 염산이 죽여주겠지. 제체기가 나오려다가 생강차 한잔에 쏙 들어간다. 아무튼 나는 약발 하나는 무지 빠르다. 오늘은 덜 추울 줄 알고 옷을 조금 얇게 입었더니 날씨가 쌀쌀맞게 덤빈다. 그냥 계속 여기 저기 다녀서 근육을 움직여 열을 내어 체온을 높일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마침내 기다리던 사람이 온다.
“임광자 씨가 어느 분이신가요?”
“저예요.”
내가 다가가자
“죄송하지만 연세가?”
제대로 말을 해 주자
“그런데 왜 이렇게 젊어요?”
“내가 늙으면 고창에 <생활 생물 연구소>를 세울 수가 없지요. 젊어야 효과가 있을 거 아닌가요?”
그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그냥 바라보며 웃는다.
“점심은요?”
“기다리다 못 먹었어요. 끝나고 먹어야지요.”
그는 껌 하나를 꺼내서 준다. 나는 껌이 공짜로 생기면 씹을지라도 절대로 돈을 주고 사지는 않는다. 조금 씹다가 쓰레기통에 슬쩍 뱉어버린다. 우리 입 속으로 들어가서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전에 입 밖으로 다시 나와야 하는 배신자가 바로 껌이다.
이학범 씨가 국제킥복싱 연맹 사무총장님이라는 어준기 님을 소개해 준다. 이분도 고창 출신이란다. 이상하다. 어디서든 처음 만날지라도 동향인은 그냥 그대로 정이 묻어 나온다. 고향땅에서 자라면서 같은 지역의 공기와 물과 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먹을거리를 먹고 자라서 남몰래 정이 드나 보다.
여기저기에서 선수들이 몸 풀기를 한다.
KBS와 MBC에서 와서 촬영을 한다. mbc에게 물었다.
“몇 분 정도 나오나요?”
“아마 7~8분 나올 겁니다.”
“저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려 합니다.
”아하! 그래요. “
내 이야기를 듣던 아저씨 몇 분이 묻는다.
“인터넷 어디에 나와요?”
“다음 블로그로 들어가셔서 <인체와 건강 이야기>를 치시고 들어오시면 됩니다.”
그들은 쪽지에 내 블로그 이름을 적는다.
대회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사각 링 위로 오른다.
선수들은 치고받고 할 때는 여지없이 치고 피하지만, 끝난 후 서로를 껴안고 등을 토닥여주고는 다시 치고 팬다. 그리고는 다시 껴안고 등을 토닥거리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싸우는 것 하고 선수들이 경기를 위해서 싸우는 것 하고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기는 계속된다. 그런데 청팀과 홍팀의 응원단이 반대에 있으면서 자기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훈수도 한다. 여자들도 무지 잘 알고 있다. 나는 아무리 보아도 뭐가 뭔지를 모르는데 응원하는 사람들은 자기편이 한 대 때리고 피 할 때마다 그에 따른 말을 계속 링 위로 날린다.
끝까지 보고 싶었지만 나는 밤에는 집에 있는다는 내 방침을 지키기 위해서 중간에 나왔다. 이럴 때는 혼자 사는 사람이 엄청 부럽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다닐 수가 있으니까. 아무리 친구처럼 사는 부부일지라도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불안할 거다.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면 그 부메랑은 바로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나는 밤늦게 다니지 못한다. 편하게 살고 싶어서다.
내가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싸울 때는 싸울지라도 한 번 싸우고는 껴안고 등을 토닥거리는 그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게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사회생활도 그렇게 한다면 서로 간에 오해가 없고 트러블도 없을 터이고 스트레스도 덜 쌓일 것 같다.
林光子 200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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