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때 모양성에 가서 할머니 셋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글쎄 신고 잘하는 그 할아버지가 놀러 와서는 자기의 옛날이야기를 되풀이해서 하곤 해서 나와 버렸어."
"무슨 이야기인데요?"
"아주 몇 년전에 자기 밭에서 애호박 따간 도둑 잡아 경찰에 신고한 이야기인데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그 이야기를 하도 해서 질렸거든."
"도둑을 어떻게 잡았는데요?"
"하루는 밭으로 가서 눈여겨 두었던 애호박이 없어졌더래. 그런데 오다가 자기 밭쪽에서 애호박을 들고 온 할머니를 보았데. 막 달려가서 그 할머니가 들고 있는 애호박을 보니 자기 밭에 있던 것과 같더래."
"그래서."
"우리 밭에서 따온 거지요?"
"아니 이거 아는 사람이 주었어요."
애호박을 빼았아 보니 꼭지에서 진물이 흐르는 걸 보니 금방 딴 거더래.
"금방 딴거잖아요. 우리 밭에 가서 애호박 땄던 줄기하고 지금 이 애호박 꼭지하고 맞추어 봐요 갑시다."
애호박을 뺏어들고 그 할머니 팔을 끌다시피 밭에 가서 애호박 꼭지와 애호박이 붙었던 줄기를 맞추니 딱 맞더래.
"봐요. 둘이 딱 밪잖아요. 왜 남의 집 호박을 도둑질해요. 경찰서로 갑시다."
그 할머니를 끌고 경찰서로 가는데 할머니의 영감이 달려 오면서
"왜 그래 할멈?"
호박 주인이
"우리집 호박 두둑이에요."
그 할머니 영감은 확실한 영문도 모르고 함께 경찰서로 갔다.
"할머니와 그 할머니 영감은 도둑이었으니 비싸게 호박 값을 물고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하더래요.
그러데 또 다른 이야기가 있어요. 술집을 하는 아주머니가 그 할아버지가 밭에 심은 오디를 지나다가 따 먹다가 들켜서 역시 파출소에 가서 신고하고 오디값을 두둑이 받았데요. 오디 몇 개 먹고 도둑 누명 쓰고 돈도 물리게 하고는 오디 먹은 아주머니 술집에 와서는 이 집 사장님이 우리 밭에서 오디 따먹고 경찰서에 신고해서 오디값 두둑이 받았다고 말하더래요. 그 소리를 하도 해대니까 하루는 건장한 단골 아저씨가 그 할배 멱살을 잡고
"그 소리도 한두 번이지 몇 년을 허구한 날 와서 씨부려대니 듣기 싫고만. 오늘은 한두대로 하지만 또다시 와서 그런 소리하면 입을 쫘악 찢어버리고 죽도록 패 줄 테니 알아서 해!"
"호되게 맞은 그 할배 그다음부터는 그 술집에 얼씬도 안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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