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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임광자책 초고맛보기

낙엽은 말한다. “나는 윤회의 과정에 있다.”

by 임광자 2018. 11. 5.

낙엽은 말한다. “나는 윤회의 과정에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에서 사는 낙엽식물은

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준비로

봄에서 여름 내내 자신을 먹여 살렸던 잎을

냉혹하게 토사구팽 시키는 일.

 

잎은 광합성으로 유기물을 생합성하고

산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더우면 증산작용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광합성을

기온이 떨어지면 못하니 어쩌랴! 버려야지..

 

나무는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서 가지와 잎자루

사이에 쉽게 떨어져 나가는 떨켜층을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버리면 잎은 점점 말라가며 단풍들어

바람 불면 떨켜층이 떨어져 낙엽이 되어 땅을 보네.

 

낙엽, 즉 나는 바람이 불면 훨훨 날아서 춤을 추다가

평생을 먹여 살린 나무 아래, 뿌리 위에 떨어지지.

단풍들의 춤은 사무(死舞)..죽음의 춤이지.

가을을 찬란하게 만드는 나의 죽음의 춤을 사람들은 즐기네.

 

나는 가지고 있는 기운의 원료를 다 사용되고 나면

더 이상 지탱 할 수가 없어 그 가벼운 몸이라도

땅 속에 살고 있는 중력이 잡아 다녀서

아래로 몸이 당겨지고 그 때 떨켜층이 떨어지게 되지.

 

즉 줄기는 미리 잎자루가 떨어져도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딱지를 만들어 잎 떨어진 부분을 미리 보호하기 위해서

떨켜층을 만들어 놓은 거야.

본체는 살아야 낙엽 썩은 거름을 흡수해 새잎을 만들거든..

 

겨울이 되어도 앙상하게 마른 잎들이 줄기에 붙어있는

나무들도 있어 그런 나무들은 고향이 따뜻한 곳이었지.

그래서 추워져도 떨켜층을 만들 수가 없어 잎이 떨어질 수가 없고

삭풍이 몰아치면 그냥 줄기에서 찢겨져 나가는 거야.

아프겠지....

 

윤회라는 말을 아는가?

그건 완전히 부서져야 가능해.

낙엽인 내가 땅위로 사뿐히 내려앉으면

밟혀 더 작게 부셔지고

미생물에 먹혀서는

점점 부셔지고 분해되어

흙과 같은 모습이 되어

부엽토가 되어서는

뿌리 곁에 다가가면

뿌리털은 물에 녹아 있는 나를 보고

반갑다고

맛있다고

쑤욱 빨아 먹지

그럼 나는 다시 뿌리로 줄기로 들어가

그들의 몸을 이루는 성분이 되지

봄이 되어 내가 뿌리 속으로 들어가면

새잎을 틔우고

새가지를 틔우고

줄기를 굵게 키우며

꽃이 되고 열매가 되고 씨앗이 되어 다시 태어나지

그래서 나는 금방 무기질로 변하지 않는다네.

서서히 변해야

서서히 변신을 할 수가 있으니까

 

우리들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이렇게 삼라만상을 윤회한다네.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은 없다네

변신을 할뿐이지.

내 친구들이 자네의 먹거리에 있었다면

그들은 이미 자네 몸의 일부를 이루고 있겠지.

또는

나와 네가 한 몸을 이루는 동료가 되기도 하겠지.

물질은 삼라만상 속을 돌고 도니까.

 

2005103  林 光子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명의 시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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