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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이야기

오해(誤解)

by 임광자 2014. 10. 7.

오해(誤解)

 

고창 전통시장 동쪽 주차장 앞 화단의 식물들이 가물어 시들면 도랑물을 두레박으로 퍼서 물을 주었다. 제일 낮은 구석에 있는 배수구 맨홀에 찌꺼기가 가득하여 비가 오면 주차장에 물이 고여 물바다를 이루어도 그대로 두어서 나는 괭이와 호미로 정말 힘들게 파내서 화단에 부어 거름이 되도록 하였다. 지금은 고객 편의 시설이 있어서 작년에는 도둑을 맞지 않았지만 그 전해에는 오밤중에 누군가가 자산홍을 통째로 흙까지 포클레인으로 떠가서 이곳저곳 텅텅 빈 곳이 많아도 그대로 두어서 한쪽에 있는 백철쭉을 뽑아서 빈 곳을 채우고 백철쭉이 빠진 곳에 연못을 만들어 백련을 심었다. 여기저기 손을 보았지만 책임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다만 지나던 사람들이 나에게 정말 화단 잘 가꾸었어요. 고마워요! 라고 말을 해 줄 때 보람을 느꼈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사진을 찍어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했다.

 

지난달에 예기치 않게 모정 옆의 화단에 누군가가 불을 질러서 나무들이 불에 탔다. 화단 가장자리에 누군가가 건축물 폐기물을 마대에 넣어 버리고 가더니 그 후에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런 후에 불이 났다. 불탄 자리를 정리하고 점점 많아지는 불법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관청에 신고를 해서 치웠다. 그리고는 화단을 잘 보니 누군가가 고랑을 냈다. 이상하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비가 오고난 후에 그곳에서는 쪽파가 자라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몰래 쪽파씨를 넣은 거다.

 

나는 집을 치우지 않아도 여러 사람이 보는 화단에는 정성을 주어 물도 주고 풀도 뽑고 해주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기가 막힌 소리를 들었다.

 

아주머니가 화단에 쪽파를 심었어요? 꽃을 심는다면서요.”

아니 나도 몰라요. 어느 날 갑자기 쪽파가 나오데요.”

"정말 이상하네요."

여러 사람이 보고 즐겨야 할 화단에 왜 개인을 위한 채소를 심어요. 난 절대 그런 짓 하지 않아요.”

그럼 누가 심었지요.”

그건 나도 모름니다.”

 

그러고는 말았는데

 

오늘 오후에 또 다른 아주머니가

아니 왜 주차장 화단에 쪽파를 심었어요?”

내가 심지 않았어요.”

 

누가 심었을까? 나는 여러 사람들한테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이 글을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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