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고 옮기고, 발순이를 진순이 옆으로.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다. 문득 나무시장이 서던 곳에 가고 싶어 갔더니 정말 나무시장이 섰다. 나무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장대처럼 길쭉하게 일자로 뻗은 것도 많고 굵직하게 우뚝 솟아 큰 원줄기 위에 사방으로 가지를 뻗친 우아한 나무들도 있다. 아저씨가 반갑게 맞으며 만면에 웃음꽃을 피운다.
-아저씨! 아직 꽃샘추위가 있을 텐데 지금 나무 심어도 되어요?-
-앞으로의 추위는 괜찮아요. 물을 많이 주세요.-
지난 가을에 대봉이 달린 나무를 사다 심으려 했는데 아는 사람이 가을에 심으면 겨울에 죽기 쉬우니 봄에 심으라고 해서 내생각도 그럴 것 같아서 봄에 심으려고 미루었다.
-아저씨! 올해 대봉 따 먹을 수 있는 것 있어요?-
아저씨가 키 크고 가지가 하늘로 쭉 뻗은 나무 곁으로 안내한다.
-작년 가을에 대봉 열린 것 보았지요. 이것이 그것과 같은 나무예요.-
라며 서너 구루의 나무들을 가리킨다.
-주차장 옆이라 손 탈지도 모르니까 키가 커야 해요. 그리고 올해 대봉을 따 먹을 수 있는 것 주어요?-
-올해는 몇 개 딸 수 있고 내년에는 많이 열릴 거예요.-
-작년에 너무 어린 것을 사서 심었더니 감질나게 잘 크지 않아서 아예 큰 걸 사서 심으려고 해요.-
아저씨가 골라준 나무가 나도 마음에 들어서 손지게차(밀대)에 싣고 왔다.
우선 은행나무를 화단 귀퉁이로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를 더 파서 오늘 산 대봉을 심었다. 멋지다. 나무를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다. 얼른 커서 많이 열리면 일부는 냉동실에 넣어 두고서 생생연에 오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참 좋겠다.
텃밭에 거름도 하고 무언가를 심을 준비를 하려면 말썽꾸러기 발순이집을 옮겨야 한다. 발순이를 진순이 집 옆으로 옮기기 위해서 포도나무 하나를 동편 텃밭으로 옮겼다.
발순(발발이)이 집을 진순이집 옆으로 옮기니 둘이 아주 다정하다.
2010.02.23. 林 光子
'생생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뜻해지면 생생연에서 인체여행강의 시작. (0) | 2010.03.19 |
---|---|
생생연 북동쪽 골목길은 효소차 저장소 (0) | 2010.03.08 |
백하수오 씨앗 그리고 약효 (0) | 2010.01.04 |
고무통에 심은 고구마 캐다. (0) | 2009.10.12 |
한가위 보름달아! (0) | 2009.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