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천에서의 회상
고창천으로 갔더니 아이들이 물막이 자갈 둑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면서 갇힌 물속으로 돌을 던지고 있다. 나도 어릴 적에는 그렇게 놀았으리라. 그런데 아이들이 던지는 돌들은 막 아저씨들이 물막이를 해 놓은 바로 그 돌들을 번쩍 번쩍 들어서 물속으로 던지는 거다. 저건 아니다 싶다.
-애들아! 거기 있는 돌은 일부러 갖다 놓은 건데 물속으로 던지면 어떡하니? 너희들이 그곳의 돌들을 물속으로 던지면 아저씨들이 일을 다시 해아잖아!-
내가 그들의 노는 모습을 사진을 찍자 물끄러미 처다 본다. 표정들이 딱딱하다.
-물고기들 보이니?-
-작은 물고기만 있어요.-
-거기 있는 돌을 던지지 말고 놀아라!-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고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위쪽으로 올라갔다.
백로가 조그맣게 보인다.
고창천 앞에서 본 모양성 정문 입구 주변.
모양성 정문 앞에 있는 고창 문화의 전당.
정열적인 칸나를 만나니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가 화단에 심었던 칸나가 초여름 새빨갛게 피어난 것을 처음 본 순간 어쩜 저리도 색이 고울까 감탄하였던 추억이 떠오른다. 꽃은 맨 처음 핀것의 색이 가장 곱다.
오늘도 어김없이 낚시꾼을 만나다.
진홍 코스모스다.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색이 약하게 나왔다.
천복동 위로 올라가면 갈대가 많다.
고창천을 날마다 걷는대도 언제나 새롭다. 아마도 어릴 적 추억이 곳곳에 배어 있어서일 거다. 걸음 걸음 옮길 적마다 주변의 광경이 바뀔 적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회상된다.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그런 것 같다.
林 光子 200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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