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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헌 서랍장으로 신발장 만들기 시작

by 임광자 2009. 7. 22.

헌 서랍장으로 신발장 만들기 시작

 


강의실 정문 현관에는 아직 신발장이 없다. 옆지기는 친정엄마가 사용하던 서랍장으로 신발장을 만들겠다고 말해서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자기만 믿고 그냥 하는 것을 보란다. 옛날 가구라 그래도 지금 나오는 겉만 번지르르한, 톱밥을 뭉쳐서 만든 것 보다는 나을 거란다. 그래서 작업하는 과정을 중간 중간 살짝 찍어 둔 것을 올린다.

 

보통 신발장 보다 폭이 넓다고 하니 부추 같은 것을 뉘어서 넣으면 된단다. 사람 많을 때 신발을 두 줄로 넣어도 된다며 그대로 하겠단다. 맨 아래 칸을 바닥에서 35cm 가량 떨어지게 해 달라고 했다. 현관은 강의실 보다는 시원해서 구멍이 숭숭 뚫린 바구니에 양파를 넣거나 감자 박스를 신발장 맨 아래에 넣어서 두고 먹겠다고 말했다. 신발장이 넓어서 속으로 푹 들어가니 잘 보이지도 않을 거다. 대신 사방에 구멍을 내달라고 했다. 통풍이 잘 되어야 하니까. 신발장에도 사방에 구멍을 내어 신발이 항상 건조해서 축축하게 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서울서 완전히 밀폐된 신발장에 신발을 넣어두면 겨울이나 장마철에 곰팡이가 잘 끼었다. 그래서 사방에 바람구멍을 내달라고 하였다.

 

기둥으로 사용된 각목은 날마다 한 개씩 내가 읍내리 끝에 있는 건재상에서 사 날랐다. 운동 삼아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가 날마다 3.6m나 되는 긴 각목을 한손으로 들고 걷자 사람들이 별나다는 듯이 처다 보았다. 내가 이상한지 나를 유심히 쳐다보는 사람들이 이상한지 지금도 아리송하다.  

 

 

 

서랍 한칸의 밑 부분에 뒷쪽을 뜯어낸 것을 잘라서 붙이고 칸칸의 가운데에 기둥을 넣어서 바닥을 튼튼하게 보강하고 다섯개의 칸을 포개고 네 귀퉁이에 기둥을 붙인다.

 

 

 칸칸 사이 가운데에 끼운 조각기둥은 본드와 ㄴ자를 사용하여 고정 기켰다.

 

 

 

 

 나무 무늬 비닐 장판을 붙이는 것은 날씨가 아주 좋아야 하며 바람이 부는 날이 좋다. 본드 냄새가 싫어서다.

다 만들어 현관의 제 자리에 놓고 사진 찍어 올릴 거다.

 

林 光子 200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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