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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아무도 못 말려!

by 임광자 2008. 8. 13.
 

아무도 못 말려!


그 동안 돌길은 어디에 만들고 솥은 어디에 걸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드디어 그 장소를 찾았다. 이층 시공자가 왔길레

“서쪽에 배수구를 내 주고 옆에 작은 수돗가를 내어 주세요?”

“별것을 다 갔다 놓아서 무슨 일을 할 수가 있어야지 원.”

혼잣말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기분이 나쁘다.


처음에는 서쪽 처마 밑에 장독대를 만들려고 항아리와 유리병 몇 개를 놓았다. 그러고 보니 서쪽이 밭과 장독대가 어울러져서 사람이 다니기도 힘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그가 가고 나자 바로 서쪽의 항아리를 생생연 출입구 도로변 옆으로 옮겼다. 작은 것은 가벼웠으나 큰 것은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옮겼다. 옆지기는 기분이 좋을 때는 잘 도와주지만 내가 도와 달라고 하면 마치 자기를 시키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는 자존심이 상해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힘들 때 도와 달라고 하는데도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항아리를 다 옮길 때까지 단 한 번도 나와 보지 않는다. 나도 두 번 말하지 않고 끙끙거리며 다 했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 시공자에게 전화를 했다.

“서쪽 항아리 다 옮겼어요. 이제 배수구 내 주면서 수돗가 하나 만들어 주어요.”

“지금 당장 안 치워도 되는데...”

“복잡하게 만들어서 일을 못한다면서요?”

“이층 배관 묻을 때 함께 해요.”

“미리 치워 놓으면 더 좋지요.”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별로다.

그 다음 다음날에 그가 와서 내가 치워 놓은 곳을 보고는

“그냥 배수구 만들지 말고 물매를 잡아서 콘크리트를 쳐요.”

“여기에 수돗가를 만들고 그 옆에 솥을 걸어야 해요.”

“그럼 수도관도 여기까지 끌어와야 하잖아요.”

“수도관과 하수관 우수관을 다 뽑아 와요. 여기에 수돗가와 솥을 걸어야 만들어진 음식을 강의실로 쉽게 가지고 들어갈 수 있어요. 그리고 콘크리트친 위에는 돌을 놓아 돌길을 만들 거예요. 돌길을 걷고 와서 여기 수도로 발 씻고 강의실로 들어가면 좋아요.”

“이 바닥 콘크리트일 텐데 포클레인이 와야 해요. 저기 나무와 호박넝쿨 저런 것 다 치워야 포클레인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오래된 콘크리트라 힘이 없어요. 쉽게 깨져요. 호박넝쿨도 다른 것도 생명 있는 것은 치울 수 없어요.”

“그럼 못해요.”

“사람이 파면되지요.”

“저걸 누가 어떻게 파요?”

“내가 파지요.”

나를 빤히 쳐다본다. 어림없다는 눈빛이다. 나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 사실은 배수구는 일층 설계도에 들어가 있는데 그는 그걸 설치하지 않았다. 설계도에 보면 서쪽에 우수맨홀이라고 옥상에서 내려오는 물받이 아래에 두 군데가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그걸 내가 자세히 보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다. 그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만약에 그 때 했다면 돌길과 수돗가를 만들 것과 솥을 걸 위치로 강의실 뒷문 옆을 생각지는 못했을 거다. 못하고 지나친 것을 이번에 설계도를 자세히 보면서 알아냈고 머리가 이제야 회전을 막 해서 수돗가와 솥을 걸 위치와 돌길을 만들기에 이곳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돌길이 길지는 못해도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겠끔 조금 넓게 낼 생각이다. 오늘 참 많이 팠다. 아마도 절반 이상을 판 것 같다. 그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파내려가고 있으니 와서 보고 넓이와 깊이가 적당한지 말해 주어요.”

“네.”

그는 대답을 했지만 오늘은 오지 않았다. 포클레인 못되어서 기분 나빴나. 이제 나에게 일당을 주어야 하겠지 그냥 떼어 먹으려나????????????? 그럼 못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 끝내는 것은 쉬울 것이다. 내 밭을 없애지 않고 살리면서 돌길도 수돗가도 솥도 걸 것이다. 내가 일을 시작하면 아무도 못말린다. 그냥 내 생각대로 추진된다.

 

땅 파는데 사용한 연장은 호미와 징과 장도리 그리고 빠루를 이용하고 돌과 콘크리트 조각은 골라 한쪽에 놓고 흙은 양푼으로 퍼서 수돗가 가장자리를 높일려고 그곳에 부었다.

 

글을 올리면서 모기장창문을 통해 하늘을 보니 달이 휘영청 ~~~

 

 

 강의실 불을 끄고 모기장 창문을 열고 다시 달을 디카에 담았다.

아직 보름달이 아닌데 보름달처럼 나왔다. 별님 하나 데리고^^^^^^ 

 

 

林光子 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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