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사노바의 첫사랑 (연재)

2. 대식이의 첫 키스

by 임광자 2008. 3. 14.
 

2. 대식이의 첫 키스



대식이와 현아가 땀을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오르막을 간다. 둘이서 나란히 걷다가 갑자기 대식이의 걸음이 빨라지면서 앞서간다. 가다가 뒤돌아서서 현아를 바라본다.


"아이 숨차! 오빠 천천히 가자!"

"내 손잡아!"


대식이 뒤에 오는 현아에게 손을 내민다. 현아가 내민 손을 대식이 잡는다.


"오늘 따라 왜 오빠의 걸음걸이가 빨라!"

"빨리 시원한 곳으로 가려고."


실은 대식이가 일부러 더 빨리 걷고 있다. 현아가 따라오기 힘들면 예전처럼 손을 잡아 달라고 할 것 같아서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 현아와 손을 잡은 대식이의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그래도 오르막이라 힘이 든다. 두 사람이 잡은 손이 땀으로 범벅이다. 현아가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대식이 이마를 닦아준다. 대식이는 현아가 자기의 이마를 닦아 주면서 몸을 조금 더 가까이 하자 현아의 체취를 깊이 들여 마신다. 상큼한 향내다. 일 년 전하고는 다른 냄새다. 전에는 소녀의 풋풋한 냄새였지만 지금은 암내를 풍기는 처녀의 냄새다. 현아의 냄새가 참 좋다.


둘은 동산 숲속 길로 접어든다. 동산 숲 앞에는 긴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고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앉아 있기도 하고 병문안 온 사람과 환자가 함께 앉아 있기도 하다. 둘은 긴 의자들이 있는 곳을 지나서 아예 나무 숲 속으로 들어간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지들을 서로 잡고서 드문드문 하늘을 가려서 하늘이 잎사귀만큼이나 작게 뿅뿅 뚫려서 그물처럼 보인다. 소나무 숲을 지나서 커다란 바위 뒤에 향나무 다섯 그루가 지그재그로 서 있는 곳으로 들어가 앉는다.


"이 향나무 전에는 작았는데 많이 컸네."

"향도 진해졌어."


대식이는 향나무의 작은 가지를 꺾어서 절단된 부분을 코에 대고서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현아에게 준다.


"냄새가 참 좋다."

"그래 오빠! 그냥 향나무에서 나는 냄새 보다 꺾어서 맡으니 향내가 진동을 하네."

"향나무의 향은 속살에서 나오거든"

"오빠! 향에 취하는 것 같아!"

"나도 그래."


실은 대식이와 현아는 향나무의 향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내뿜는 페로몬에 취하고 있는 거다. 소나무와 향나무와 청춘들의 향이 혼합이 된 독특한 향이 그들을 감싸고 있다.


"자 우리 바위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향을 맡자."

"오빠! 여기서 잠깐 눈 감을 게."

"그래 너는 여기 오면 잠을 잘 잤지. 나는 항상 네가 자면 망을 보고. 그 버릇은 여전하네."

"그래 예전처럼 오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잘래!"

"그래라!"


대식이는 꼼짝하지 않고 어깨에 기댄 현아의 머리가 편안하도록 한참을 있다가 그녀가 잠이 들자 책상다리를 하고 엄니가 아이를 앉듯이 다리 위에 그녀의 엉덩이를 올리고 오른팔로 머리를 받쳐준다. 그러면서 그녀의 향내를 맡는다.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입술을 대었다가 땐다. 그리고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혀로 그녀의 입술을 핥고는 약간 벌어진 입술 틈새에 혀를 넣어 그녀의 혀에 댄다.


"정말 달콤하다."


대식이 혀가 현아의 혀에 닿아 살살 문지르자 현아가 꿈틀거린다. 대식이 얼른 혀를 뺀후 고개를 들고


"이제 일어나라!"


현아가 기지개를 피고는 눈을 뜬다.


"오빠! 내가 오빠 품에서 잔거야!"

"그래."

"오빠 다리 아팠겠다."

"아니 하나도 안 아팠었어."


현아가 혀로 입술을 핥는다.


"오빠! 나 이상한 꿈꾸었다."

"무슨 꿈?"

"오빠하고 뽀뽀하는 꿈."

"그래. 어렸을 적에 우리 뽀뽀 많이 했잖아."

"맞아 우리 엄마 아빠 놀이 하면서 어른들 흉내 낸다고 뽀뽀했지."

"너도 그걸 기억하니?"

"그럼 우리 엄마 아빠 놀이 참 많이 했지. 여보, 당신 부르면서.."


대식이 속으로 웃는다. "너 말이야. 꿈속이 아니고 정말 현실에서 키스한 거야."  속으로 말한다.


"벌써 깜깜하네."

"그래 집에 가자. 그리고 여기 날마다 오자."

"공부해야지."

"학교 끝나고 잠간씩만 보고 가자."

"그러도록 노력할게."


둘은 어렸을 적처럼 손을 잡고 동산 숲을 내려와서 집으로 간다.

 

대식이는 사랑이 싹텄지만 현아는 사랑의 싹이 올라 오려고 준비 중이다.



林光子  20080314

 

★제 블로그는 습작노트라 수시로 수정됩니다.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카사노바의 첫사랑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첫사랑의 신호  (0) 2008.02.21
카사노바의 첫사랑 예고  (0) 200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