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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첫사랑 (연재)

1. 첫사랑의 신호

by 임광자 2008. 2. 21.

 

1. 첫사랑의 신호

 

이야기는 1970년대 초부터 시작한다.

혜화동 로터리는 네 갈래 길이 있다. 혜화우체국을 끼고 서쪽으로 뻗은 조금 작은 길이 하나, 북쪽으로 뻗은 길이 하나, 남쪽으로 뻗은 길이 둘이다. 남쪽으로 뻗은 두 길은 동쪽길과 서쪽길이 있다. 동쪽 길로 가면 서편 길가에는 진아춘이라는 중국집과 학림다방과 대학다방을 지나 서울의대가 있다. 동편으로는 서울문리대가 있다. 서울의대는 연건동에 있고 서울문리대는 동숭동에 있다. 이 길은 종로5가로 통하는 길이다. 서쪽 길로 쭉 가면 서편에 우석의대 부속병원이 있고 조금 더 가면 골목길이 나온다. 골목길 맞은편 길 건너에는 명륜극장이 있다. 우석의대 정문으로 통하는 이 골목길은 오른쪽은 헤화동이고 왼쪽은 명륜동이다. 골목길로 들어가지 않고 곧장 가면 동편으로 서울의대 부속병원이 나오고 서편으로는 창경궁이 나온다. 창경궁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았고 돈을 내야했고 서울의대 부속병원으로 들어가면 아름드리나무들이 우거진 숲이 넓어서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로는 아주 좋다.

 

혜화동 로터리에도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가 여럿 있다. 서편으로 혜화우체국이 있고 동양서림이 있고 고려당이 있다. 동편으로는 동성고등학교와 혜화성당이 있다.

 

대식이와 현아는 명륜 극장 맞은편에 있는 골목길에서 남쪽에 있는 명륜동 위아래 집에서 산다. 골목길은 약간 오르막이고 집들도 골목길로 들어갈수록 지대가 높아져서 대식이가 사는 윗집의 담벼락에서 현아가 사는 아랫집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안마당이 다 보인다. 아랫집의 안마당이 너무 훤히 다 보여서 대식이네 집에서는 현아네 집 담벼락 앞에 화단을 만들고 나무들을 심었다.

 

대식이는 나무에 숨어서 아랫집 현아네 집을 즐겨 훔쳐본다. 현아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 얼굴이 뽀였게 피어오르고 요즘 들어서 무척 줄넘기를 열심히 한다. 그녀가 줄넘기를 하면 볼록하게 솟아오른 젖가슴이 흔들흔들 출렁이며 춤을 춘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대식이는 훔쳐본다.

둘은 어려서부터 이웃집에 살아서 자주 만나고 현아는 대식이 더러 오빠! 하고 부르고 대식이는 현아를 여동생처럼 잘 보살피며 지내왔다. 둘은 우체국에서 동양서림에서 고려당에서 우연하게 잘 만난다. 그런데 대식이가 입시공부를 하느라고 얼마간 현아를 보는 일이 뜸해졌다.

 

대식이 골목길을 걸어오는데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리는데 현아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오고 있다. 너무 힘들게 뛰어오기에 대식이 돌아서 현아에게 달려가서 껴안았다. 그런데 예전의 어린 현아의 가슴이 아니었다. 물컹하게 가슴에 와락 닿는 감촉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대식이는 자기도 모르게 현아의 가슴을 만졌다.

 

“오빠! 손 때! 더워!”

“네가 뛰어오기에 넘어질까 봐서 잡아 준다는 게 그만~~~”

 

멋 적은 표정을 지으며 대식이 현아의가슴을 만?던 손으로 머리를 글쩍인다.

 

“이제 나도 숙녀야.”

 

현아가 새침때기처럼 입을 꾹 다물고 삐쭉 내민다.

 

“그러게 우리 그 동안 근 일 년을 못 보았지.”

 

대식이 아직도 그녀의 젖가슴 체온을 느끼는 듯 멋적게 웃으며 말한다.

 

“오빠! 의대 합격한 것 축하 해”

 

현아가 대식의 표정에 미안했는지 활짝 웃으며 말한다.

 

“너도 축하해 이번에 고일 되었지.”

“맞아 우리 둘 다 축하해야겠네.”

“우리 자축하러 가자?”

“어디로?”

“병원 숲 속으로.”

“맞아 거기 가면 시원하겠다.”

 

둘은 손을 잡고 헤헤거리며 병원 숲속을 향해 걷는다.

 

 

林光子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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