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를 안고서 “네가 누구냐?”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주가 반가워
무릎에 앉히고 등을 토닥이다가
얼굴을 마주 보시던 할머니
“네가 누구냐? 못 보던 얼굴이다.
“할머니! 제가 할머니 손주에요.”
“네 얼굴이 왜 이렇게 흐리냐?”
“할머니 눈이 침침하시나 보아요.”
“아니다. 저기 텔레비전을 보면 아주 잘 보여.”
“그럼 제가 텔레비전 옆에 설 테니 보세요.”
할머니 무릎에서 손주가 내려가 텔레비전 옆에 선다.
“아 맞다. 네가 내 손주로구나!”
손주가 달려가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이제 할머니 손주가 맞나요?”
“이상하구나! 금방 네 얼굴이 달라진다.”
손주가 어머니에게 달려가서
“어머니! 할머니가 이상해요.”
“자세히 말해보렴?”
“내가 방문 옆이나 텔레비전 옆에 서면 손주가 되고요
할머니 무릎 위에 안기면 손주가 아니래요.“
“할머니 말씀이 맞다.”
“왜요?”
“할머니에게 돋보기를 사 드려야겠구나.”
“왜요?”
“네가 안경을 쓰듯이 할머니도 안경을 쓰셔야 갰구나.”
어머니와 함께 나가신 할머니는 안경을 쓰시고 오셨네.
손주가 할머니 안경을 구경하려고 손에 들더니 깜짝 놀라
“어머니! 할머니 안경은 내 안경과는 정반대에요.”
“무엇이 네 안경과 다르다는 거냐?”
“렌즈가 달라요.”
“너는 근시라서 오목렌즈를 사용하기에 가운데가 오목하지”
“할머니 안경은 왜 가운데가 볼록해요?”
“할머니는 노안이라서 가운데가 볼록한 렌즈를 사용한단다.”
“수정체라는 말 들어보았니?”
“아버지가 백내장 수술을 할 적에 수정체를 갈아 끼운다고 하셨잖아요.”
“바로 그 수정체가 너는 너무 두꺼워져서 먼 곳을 볼 적에는 잘 보이지를 않아서 수정체를 얇게 하려고 오목렌즈를 사용하지.”
제 수정체가 왜 두꺼워 졌을까요?“
“너무 가까이서 책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고 컴을 너무 많이 해서 두꺼워 졌나 보다.”
“제 친구 중에는 텔레비전도 많이 보고 게임을 많이 해도 눈이 좋아요.”
“그런 사람은 부모로부터 아주 좋은 유전자를 받았나보다.”
“저는 어머니도 안경을 쓰시잖아요.”
“어머니도 어릴 적에 너처럼 그랬기 때문이다.”
“왜 할머니와 내 안경이 다른지 알려 주세요?”
“고무줄을 오래 쓰면 늘어나서 얇아지는 것 알고 있니?”
“알고 있어요. 고무 밴드도 오래 쓰면 얇아져서 늘어나요.”
“할머니의 수정체도 오래 사용하여 얇아졌단다. 나이 들면 누구나 그렇기 때문에 노안이라고 하지.”
“노안!”
“할머니의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적에도 두꺼워지지 않고 그냥 얇은 상태로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을 볼 적에는 볼록렌즈를 눈앞에 끼워 볼 수 있도록 한단다.”
“저는 수정체가 너무 두꺼워서 오목렌즈 안경을 끼고 할머니는 수정체가 너무 얇아서 볼록렌즈 안경을 끼우는군요.“
“너와 할머니의 경우는 그렇단다.”
林光子 200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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