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이야기
소낙비가 쏟아지며 땅을 할퀸다.
땅의 껍질, 표토가 물에 녹아 내리며
흙탕물 되어 흐른다.
생명의 태반, 표토
1cm 두께로 쌓일려면
100년의 세월을 먹는다네.....
표토의 두께는 30cm
3000년의 세월이 30cm 표토의 깊이 속에 농축된다.
생명의 역사를 품고 있는 표토는 생명의 어머니.
표토는 식물의 뿌리가 영양분을 흡수하는 곳
미생물이 살아 숨쉬는 곳
모든 생명체가 죽어서나 살아서나
미생물에 의해 부엽토가 되고
부엽토가 흙에 쓰며 들면
영양 많아 비옥한 옥토가 된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키우는 옥토
옥토는 바로 표토.
비야 비야 살살 내리거라
표토가 흙탕물에 씻겨 간다.
생명줄이 끊어진다.
3000년 역사가 사라진다.
표토가 없으면
식물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동물들은 식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미생물도 동물과 식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식물이 없으면 먹이사슬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모든 생물은 죽는다.
폭우가 퍼 붓는다.
땅의 껍질이 벗겨지고
풀포기가 흙탕물 속에 휩쓸린다.
쌓였던 쓰레기가 흙탕물 속에 뛰어든다.
장대비가 쏟아진다.
이젠 곱고 고운 표토가 사라지고
굵은 모래가 땅껍질을 이룬다.
돌맹이가 땅 위를 구른다.
바위가 들어난다.
맑은 물이 흐른다.
여보개들!
벗님네야!
울창한 숲은 흙탕물 먹고 맑은 물 저장한다네.
그러기에 숲 속에 가면 맑은 약수가 나오고
계곡물이 졸졸 흐르잖나
맨땅은 물도 저장 못하고
제살 깍아서 물에게 주어 흙탕물 흐르게 한다네....
우리 맨땅에 나무 심어요.
林光子 200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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