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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석기놀이를 꿈꾸며

by 임광자 2008. 5. 24.
 


석기놀이를 꿈꾸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텃밭으로 가서 새 식구가 얼마나 늘어났나를 보고 눈을 가까이 대고서 반갑게 인사하고 잘 자라서 내 몸의 일부가 되어 사람으로 환생하라고 당부한다. 앞으로 나는 내가 먹는 야채는 텃밭에서 길러 먹을 것이다. 머리가 뒤숭숭할 때는 텃밭을 돌면서 내 몸이 될 그들과 몸짓으로 인사를 하면서 잡초를 뽑아주고 벌레를 잡아주다 보면 어느새 머리는 맑아지고 마음은 편안해진다. 돌길을 걸으며 발에 지압도 받고 때론 흙을 밟고서 발바닥으로 땅의 기운을 받을 것이다.

 

 

 

 



확독이 놓였던 자리에서 확독에 먹을거리를 놓고 갈았던 돌이 나왔다.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내가 서울 가기 전에 사용하던 것이다. 고추를 넣고 갈 때는 절구를 사용하였고 검은깨를 쌀과 함께 갈아서 시금자 죽을 쑬 때는 확독돌을 사용하였다. 들깨와 쌀을 혼합하여서도 갈아서 국물로 사용하여 끓인 국물은 끝내주게 맛있었다. 그렇게 내 추억이 깃든 확독은 어디로 갔는지 없다. 어디선가 확독을 구해서 수돗가에 갖다 놓고 추억을 씹으며 실행을 하고 싶다. “확”이란 움푹 파인 돌이나 나무를 말하고 “독”이란 돌을 말한다. 확독에 고추와 마늘 생강 그리고 밥과 젓갈을 넣고 갈아서 겉절이를 하면 진짜 맛있는데 다시 그 맛을 볼  수 있을는지...

 

 


오늘은 석기가 여러 개 나왔다. 톱날처럼 된 것도 있어서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아이들이 단체로 생생연에 오면 돌길을 걷고 수돗가에서 석기로 야채도 썰고 생선 비늘도 벗기면서 석기인 흉내를 내며 석기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꾸며 그날을 기다린다.

 

 

 

나와 함께 석기놀이 할 사람 생생연으로 출발!

 

林光子 200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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