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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돌을 캐면 돈을 번다

by 임광자 2008. 5. 21.
 

돌을 캐면 돈을 번다



옛날 옛적에 생생연이 있는 터는 냇가였나 보아요. 모양산 허리를 깎아 모양산성(고창읍성)을 쌓고 산을 깎아 나온 흙으로 남정리를 만들어 지금도 남정리 터는 황토래요. 남정리 지대는 생생연에 있는 지대보다는 높아요. 생생연이 있는 터는 냇가 터여서 자갈과 모래로 되었대요. 생생연 뿐만이 아니라 고창 읍내리는 모두 자갈과 모래가 주를 이루는 토질이구요. 고창에서 가까운 정읍도 자갈과 모래땅이래요.

텃밭을 만들려고 시멘트를 깨고 보니 돌이 마구 나와요.

 

 

돌을 캐서 쌈지텃밭에 돌담을 치고 있어요. 돌을 캐고 나면 진흙과 자갈이 범벅이 되어 자갈을 캐서 돌담에 뿌리면 작은 공간 사이로 쏙쏙 들어가 돌멩이와 잘도 어울려요.

 

 


돌을 캐는 이유는 그 곳에 흙을 채우고 텃밭을 늘리기 위해서지요. 돌담을 쌓는 이유는 쌈지 텃밭을 집짓는 일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집주변을 돌면서 돌을 주워서 돌담을 높이 쌓을래요. 집을 다 짓고 나면 돌담을 헐어서 밭에 돌길을 만들래요.

 


내가 열심히 돌을 모으지만 그래도 돌길을 만들기에 모자라면 생생연에 오시는 분들 돌 한 두 개씩 가지고 와서 돌길에 놓아 주실래요. 돌에 이름을 새겨서 놓아도 좋아요.


내가 돌을 캐고 줍자 이웃 아주머니 하는 말

“뭘 그리 힘들게 돌을 캐요?”

“돌을 캐고 이곳에 흙을 채우고 밭을 만들려고요.”

“돌을 이렇게 쌓아서 무얼 하려고요?”

“밭이 만들어지면 가운데로 돌길을 만들려고요.”

“돌길을 만들어 무얼 하려고?”

“맨발로 다니면 돌 지압을 받게 되지요.”

“사서 고생이네.”

“저 이런 고생 좋아해요. 이런 일을 하면 몸이 개운해져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한참을 보더니

“포클레인으로 싹 걷어 버리고 흙을 차로 실어다 붓고 돌길은 예쁜 조약돌을 가져다 만들어요.”

“조약돌은 돈으로 만들어 인위적인 맛이 강하지만 이렇게 돌을 캐어 돌길을 만들면 자연돌길이 되겠지요.”

“조약돌을 까는 것이 더 예쁘지요.”

“조약돌은 돈 냄새가 물씬 풍겨요.”

“조약돌이 지압용으로는 더 좋지 뭐.”

“돈 냄새 보다는 정이 듬뿍 들어간 그런 돌길을 만들고 싶어요.”

“못 말려.”

나는 아주머니를 보며 생글생글 웃으며 여전히 돌을 캐어 돌담에 올린다.


지금 나는 돌을 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캐고 있는 거예요. 만약에 포클레인을 불러서 이 많은 돌을 실어가게 하면 폐기물 처리비용과 포클레인 사용료 그리고 덤프트럭 사용료를 내고 다시 조약돌을 사다 깐다면 그 돈은 엄청나게 들 거예요. 그래서 나는 날마다 돌을 캐면서 돈을 벌어요. 그것도 내손으로 돌길을 만든다는 행복한 꿈을 꾸면서 ~~~~~~~


林光子 200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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