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피땀을 훔쳐 가면 마음이 편할까?
위의 사진에 있는 국수호박은 허태풍님이 올 봄에 보내
준 국수호박씨를 심어서 싹트고 줄기 뻗어 열린 첫물이다. 다른 곳에도 심었지만 양지바른 옹벽 위라서 잘 자랄 것
같고 아래는 주차 공간이라 잘 따 먹지 않으리라고 믿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가려진 호박 잎을 막대기로 조금 재
켰더니 더 잘 보였다. 그게 문제였나 보다. 잎으로 조금 가려 놓을 걸 더 잘 보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두었다. 조금 더 커서 속에 국수가 만들어지면 따려고 하였는데 밤새 누가 따가
버렸다.
도둑은 분명히 차를 세워 두고 차 위에 올라가서 따
갔다.
그냥은 키가 큰 사람도 팔을 뻗쳐서는 손이 닫지 않는
위에 있었다.
그 동안 물 주고 거름 주고 온갖 정성을 다 쏟았는데
그냥 속이 허하다.
그래서 너무 속이 짠해서 넝쿨을 옹벽 위로 끌어 당겨
밭에 뻗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호박 줄기의 일부가 으깨졌다.
상처 난 줄기를 잘리다가 호박 잎을 모두 따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어린 것은 쪄서 호박잎 쌈을 해 먹고 조금 센 것은 싹싹 비벼서 된장찌개를 해 먹으려고……..
오늘 다른 곳에 열린 국수호박을 보니 딱 애호박만
하다. 그걸 도둑이 무서워서 따서 잘라 보았더니 역시나 속이 국수가 없고 그냥 일반 애호박처럼 속이 꽉 차
있다.
지금 또 자라고 있는 호박을 남의 눈에 띠지 않게
가려 두었다.
나이가 좀 들어 속에 국수가 만들어지면 잘라서 갖은 양념을 다 넣어 국수 국물 끓이다가 국수호박 넣고 끓여서 먹어 봐야지………..어떤 맛일까 동네 아줌마 이야기로는 맛은 별로라는 데………..
숨겨진 호박이 노랗게 잘 익었으면 좋겠다. 그럼 여기다 그 모습을 다시 올려야지.
도둑아!
남의 피땀 가져 가지 말아라……….
거꾸로 생각해서 네가 애지중지 키우던 것을 남이 따 가면 네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라……..
방금 허태풍님의 방에 가서 국수호박 요리를 보니 비빔국수를 하는 것으로 .........
위의 사진은 허태풍님 방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누렇게 잘 익은 국수호박을 쪄서 자른 속
모습입니다
林光子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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