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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사랑하는 모양성아!

by 임광자 2008. 5. 15.
 

사랑하는 모양성아!

 

 


어제 밤 제물방수를 한 옥상에 아침부터 물을 뿌려주고 있다. 물을 뿌려 주다가 모양성을 보니 옛 생각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내가 어릴 적에는 남정리에 높은 집들이 없고 모양성 아랫동네 남정리와 우리 집 사이에는 낮은 지대의 논들이 즐비하게 펼쳐졌었다. 그래서 마당에서고 마루에서고 동남쪽으로 고개를 들면 모양성(고창읍성)이 눈 속에 들어왔다. 내 눈 속에 모양성의 반절이 녹색으로 들어 와 눈의 피로와 머릿속의 피로까지 말끔하게 씻어 주었다. 이제는 남정리에는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논들은 지대가 높여져서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래서 우리 집 마당에서는 모양성의 부분이 건물들 사이로 보였다. 아하! 그런데 옥상에 올라와 보니 모양성이 옛날처럼 보인다. 43년만의 감격이다.


모양성아!

고창읍성아!

나 어릴 적에는 모양성이라고만 불렸는데

언제부터인가 고창에 있다하여 고창읍성이라 불리지.

너는 고창읍성이 좋으니? 모양성이 좋으니?

나는 둘 다 좋다.

나는 너를 집에서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

모양성을 도는 사람들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너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피로가 풀린다.

졸리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모양성아! 네가 품고 있는 나무들이 내어 놓은 산소가

빠른 속도로 나에게 오고 내가 내어 놓은 이산화탄소가

너에게 금방 달려가서 잎들에게 들어가니

우리 둘은 떨어져 있어도 서로 주고받는 사이란다.

그래서일까 너를 보기만 해도 나는 힘이 솟는다.

앞으로도 우리 서로 보며 사랑을 나누자.

사랑해! 모양성아!


林光子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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