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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할아버지의 유품 연주시와 천문지

by 임광자 2012. 1. 4.

할아버지의 유품 연주시와 천문지

 

아버지는 다섯째 아들이었고 고향을 떠나 살았고, 할아버지는 내가 젖먹이 시절에 세상을 떠나셔서 직접 본 기억은 없다. 또한 나에게 돌아오는 할아버지 유품도 별로다. 하지만 오늘날 할아버지 유품을 가지고 있는 후손은 나뿐이다. 아버지 이야기로는 할아버지 사후에 타향에서 직장 생활하다 고향에 가니 할아버지의 유품이 다 없어졌다고 하셨다. 큰아버지 한분이 정읍의 어느분인가에게 다 팔아서 할아버지가 직접 보고 쓰셨던 책이 하나도 없다고 한탄 하고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야기를 자주 많이 하셔서 할아버지의 삶이 나의 머릿속에 박혀 있다. 주역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측간(화장실)에 가실 때도 가지고 다니셨다는 이야기, 육이오 동란이 일어날 거라고 예언을 하시었다는 이야기다. 하늘의 별을 관찰하시는 것을 즐기시었다. 골상학에 조예가 깊어서 사람을 보면 운명을 잘 맞추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옛날의 한학을 공부한 어른들은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사신 걸로 알고 있다.

 

★할아버지 사진

 

나에게는 아주 빛이 바랜 할아버지 사진이 있다. 가끔씩 본다. 한학자였고 한의였고, 유교를 좋아하면서도 도교도 좋아하셨다는 할아버지는 훈장이기도 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유품인 손수 글을 쓰고 묶어 책으로 만든 연주시를 보고 천문지를 본다. 천문지를 보면 아는 별이 나와서 그냥 무엇이 무엇지도 모르면서 훑어본다. 한문이 짧아서 연주시를 눈팅을 하면 아는 글자가 조금 나오면 그것도 반갑다. 때론 많이 듣던 시도 나온다. 사진을 보고 글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할아버지가 일곱살부터 쓰기 시작하였다는 연주시 첫장의 칠언시.

할아버지는 무진생으로 1868년에 태어나서 갑신년 1944년에 졸하셨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연주시를 쓴 글을 모아 책으로 묶은 나이는 15세로 계미년 즉 1883년이다. 연주시에 대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당시(唐詩)의 칠언절구 중에서 잘 된 것을 뽑아 모은 시(詩)라고 쓰여 있다. 아버지는 나에게 늘 연주시가 할아버지가 일곱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글이라고 하셨는데 그 당시에는 그걸 믿지 않고 나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도 세상을 떠 난지 어언 수십 년이 지나서야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처럼 아버지도 명필이었다. 내 책상 위에는 항상 아버지가 쓰신 명언이 붙어 있었다.

아버지가 가장 즐겨 써 붙이신 글귀는 초지관철 승리야(初志觀徹 勝利也!)

그 때 아버지가 붙여 주셨던 글을 모아두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그냥 버리다가 서울로 와서 공부를 하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시고 보니 나에게는 아버지의 그 좋은 붓글씨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내가 공부 할 동안 아버지가 보내주셨던 편지는 지금도 갖고 있다.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아버지는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의 고대사에 능통하셔서 내가 역사와 한문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렇게도 많이 들려주셨던 역사와 한문 속 명언풀이 이야기도 세월 따라 지금은 내 전공과목에 밀려서 희미하게 남았다가 어디선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기억이 되살아나 나를 추억 속으로 안내해준다.


 

 

자취당 임상학(林相鶴) 나의 할아버지는 효행이 뛰어나서 효행비가 세워졌다. 효행비는 아버지의 고향인 전북 고창군 신림면 반용리 궁평마을 입구에 있다.

 

 

 

★할아버지의 천문지 첫장

 

★삼략의 첫장

 

옛날에는 지인들의 책을 빌려다가 이렇게 베껴서 공부를 하였다. 아마도 그래서 더 공부가 잘 되었을 것이다. 읽고 외우고 쓰고를 반복을 하였을 것이다. 다 쓰면 묶어서 책으로 만들었다.


블로그에 할아버지 사진과 글을 올리는 것은 훗날에라도 조상이 무얼 했을까 궁금한 자손이 나타난다면 사진을 보고 이 글을 읽게 하고 싶어서다.


2011.01.04.  林 光子

 

★전북 고창읍 전통시장 주차장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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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은 호흡계를 강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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