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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뛰빵빵 인체여행

호흡4: 콧속은 3층 고가도로!

by 임광자 2008. 9. 28.

호흡4: 콧속은 3층 고가도로!



남자 모형의 쌍굴 같은 콧구멍 입구 앞에 도착하자. 바닥에 오른쪽 콧구멍 앞에는 입구, 왼쪽 콧구멍 앞에는 출구라고 글씨가 쓰여 있다.

-터널 같다.-

빵빵이 말한다.

-그런데 웬 갈대숲이냐?-

뛰뛰가 냉큼 입구라고 쓰여 있는 콧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나풀거리는 갈대를 만진다.

-이거 진짜 갈대가 아니고 만든 거예요.-

-그거 코털이다.-

할머니가 말하며 들어가니 빵빵이도 뒤 따른다. 

-그렇지. 콧구멍 속이니 코털이지.-

빵빵이 말하고는 양손으로 털을 재끼는데 감촉이 아주 부드럽다.

-아하! 이거 벨로아 털처럼 부드럽다.-

빵빵이 털 위에 앉는다. 바닥에 밧줄이 있어 잡아당긴다. 스르르 미끄러진다.

얼른 뒤돌아 뛰뛰와 할머니를 보면서

-바닥이 미끄럼틀이에요!-

말하고는 미끄러져 가서는 저만치서 멈춘다.

-바닥에 앉아서 밧줄 잡고 얼른 와! -

뛰뛰는 바닥에 앉아서 밧줄 잡고 미끄러져 가고 할머니는 가운데서 조금 비켜 벽 쪽에 나 있는 좁은 길을 양손으로 털을 젖히며 그냥 조심조심 걸어간다.


뛰뛰와 빵빵이 뒤에 오는 할머니를 보고는

-여기는 3층 고가도로에요.-

빵빵이가 외치자.

-우리가 있는 곳은 일층이고요. 넓어요.-

뛰뛰가 앞을 보며 말한다.

-이층은 조금 좁아요.-

빵빵이 말하고는 3층으로 난 구멍을 본다.

-할머니! 우리 어느 길로 가요?-

뛰뛰가 묻고는 윗길 입구 옆의 벽에 쓰여 있는 글을 읽는다.

-윗길은 냄새 맡는 길이에요.-

글씨 옆에 윗길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빵빵이는 가운데 길 입구에 쓰여 있는 글을 읽는다.

-가운데 길은 동굴 길이에요.-

할머니가 아랫길 입구에 쓰여 있는 글을 읽는다.

-아랫길은 호흡 길이다.-


뛰뛰와 빵빵이 할머니 옆으로 온다. 할머니가 말한다.

-화살표를 따라 가자.-

화살표는 윗길 입구에서 시작된다. 셋은 윗길로 올라갔다. 입구가 낮아서 모두 앉아서 엉금엉금 기어간다. 가다가 중간쯤에 천장에 유리가 있고 그 속에는 냄새세포가 내어놓은 털이 끈끈액 속에서 살랑살랑 움직인다. 그 털에는 좁쌀만 한 덩어리가 붙어있는데 -누르세요!-라고 쓰여 있다. 할머니가 그걸 보고는 피식 웃고는 누른다. 그러자 향기로운 허브향 냄새가 쫘~악 퍼진다.


윗길 끝에 오니 화살표가 밧줄을 가리킨다. 뛰뛰와 빵빵은 밧줄을 잡고 내려오니 바로 가운데 길이다. 할머니는 그냥 계단으로 내려서 가운데 길로 들어선다.


가운데 길도 낮아서 고개를 숙이고 콧구멍 입구 쪽으로 걷는데 옆으로 커다란 동굴이 나타난다. 동굴 입구에 -이곳이 아프면 축농증!-이라고 쓰여 있다. 속은 넓다. -사람이 적을 때 이곳에서 말하면 울려요!- 라고 쓰여 있다.

아침 일찍 서둘러서 왔기 때문에 사람이 없다. 뛰뛰빵빵이 양손을 입에 대고 -할머니!-하고 부른다. 역시 소리가 울린다. 가운데 길 입구에서는 계단을 따라 아랫길로 내려온다.


아랫길은 넓어서 셋이서 나란히 걸어 조금 가다 바닥이 투명한 곳에 멈추어서 그 속을 들여다본다. 혈관이 거미줄처럼 뻗어있고 열기가 나온다. 거기에도 글씨가 쓰여 있다.

-공기가 따뜻해지고, 잘 터져서 코피가 나오는 곳.-


뛰뛰가 수첩에 메모한 것을 보면

<콧속은 3층고가도로.

1층은 호흡 길이고

2층은 동굴 길이고 동굴이 있어 목소리에 영향을 주고

3층은 냄새 맡는 길>


林光子 20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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