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3: 소나무 숲길을 쌩쌩 달리는 셔틀버스

호흡3: 소나무 숲길을 쌩쌩 달리는 셔틀버스

뛰뛰빵빵과 할머니가 탄 셔틀버스는 도로를 벗어나 <인체여행 테마파크>라는 간판이 서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을 지나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선다. 시내버스에서 남녀 대학생 4명이 내려서는 셔틀버스 옆에서 따라 걷는다.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다. 차도엔 셔틀버스만 다닌다. 걸어오던 사람들은 인체여행 테마파크 입구의 매표소에서 줄을 서서 입장표를 사는 것이 보인다.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들은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매표소 아저씨와 목례를 하면서 녹색 입장표를 건네준다.

인체여행 테마파크 입구에서 인체모형 건물로 가는 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이다. 셔틀버스의 창문이 열리고 천천히 달린다. 길가에는 작은 도랑이 있고 맑은 물이 흐른다. 도랑 양쪽은 풀숲으로 덮인 둑이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들이 물에 잠긴 풀숲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노닐고 있다. 할머니는 추억에 잠긴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랐을 때 논둑을 지날 때에 보던 도랑의 풍경이다. 지금은 그곳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할머니! 저거 보아요?-

빵빵이가 할머니 팔을 잡고 흔든다.

뛰뛰와 빵빵이 정신없이 바라보는 곳은 바로 할머니가 보고 옛 추억에 잠겼던 물고기들이 노니는 도랑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저런 도랑을 따라가며 물고기를 잡았다.-

-와! 정말이요.-

-재미있었겠어요.-

-그럼. 지금도 눈을 감으면 옛날 생각이 난다.-

-잡은 물고기는 어떻게 했어요. 다시 놓아 주었어요?-

빵빵이가 묻고

-잡은 걸 놓아 주어. 아깝지.-

뛰뛰가 응답한다.

-어린 고추와 호박잎자루 넣고 고추장과 마늘 생강 넣고 끓여 먹었다. 그런데 말이다. 할머니는 물고기들이 뛰놀던 모습이 생각이 나서 어린고추와 호박잎자루만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할머니가 입맛을 다신다.

솔 향이 버스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두를 심호흡을 한다.

- 할머니! 솔 향을 마시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빵빵이 말하고 뛰뛰는 계속 솔 향을 가슴 깊이 들여 마신다.

-다 왔습니다. 내리세요.-

운전기사의 말을 듣고 모두들 취한 솔 향에서 벗어나 내려서 보니 커다란 건물의 옥상 옆이다.

거대한 옥상표면은 남녀 한 쌍의 앞쪽 알몸 모습이다. 너무 커서 발쪽은 아스라이 보인다. 여러 개의 화살표 기둥이 있다. 할머니와 뛰뛰빵빵은 호흡계 화살표를 따라서 걸어가니 남자의 코앞이다. 콧구멍이 아주 커서 마치 동굴 입구 같다. 입구에 서니 바람이 분다.

-바람 불어요?-

뛰뛰가 할머니를 처다 보며 말하고 수첩을 꺼내서 적기 시작한다.

-이 거인이 숨을 쉬나 보다.-

-거인이요?-

-그럼 뭐라 불러야 하니?-

-정말 뭐라 불러야 하지.-

서로들 얼굴만 쳐다본다.

 

세 사람이 나란히 동굴 속으로 들어가니 사방 벽이 갈대숲이다.

林光子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