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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오뉴월 하룻볕

by 임광자 2014. 11. 17.

오뉴월 하룻볕

 

무료로 운영되는 복지관 가는 11시 복지버스를 타고 고창노인 복지관에 내려 식권을 1,500원에 산다.  급한 걸음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당으로 가니 다행히 줄을 서는 의자가 많이 비어서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는데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의자의 빈자리를 채운다.  의자가 다 채워지면 서서 줄을 서야 한다. 식당문 열고 식권을 받을 시간이 15분 정도 남았다. 옆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73이요.”

나는 75인데요.”

뭐 얼마 차이 나지 않네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셔. 오뉴월 하룻볕이면 초단 석 짐을 말려요.”

초단이 무엇이에요?”

풀을 베어서 묶은 나뭇짐을 말해요.”

풀 말린 땔감이요?”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났다.  군청 앞에 있는 고창천 다리에는 아침 일찍부터 양쪽 가장자리에 나무장사들이 즐비하게 나뭇짐지게를 옆에 세우고 서고 가운데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기도 하고 땔감을 사러 온 사람들이 나무 장사들과 흥정을 하였다. 나뭇짐은 장작도 있고 낙엽을 긁어모아 지게 위에 바작을 놓고 그 위에 쌓아올린 갈퀴나무도 있고 풀도 있었다.

옆의 사람은 나를 보고 웃었다. 그렇다. 오뉴월 햇볕이 쨍쨍하면 무엇이든 바싹바싹 말리고 일을 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나는 나보다 두살 더 드신 분에게

"정말 오뉴월 하룻볕이 굉장하네요. 그런 볕을 2년 더 만났으면 굉장하네요."

내말을 들은 그녀는 주름진 얼굴에 가득 웃음을 머금고 내 손을 잡는다.

 

오뉴월이란 음력으로 5월과6월을 말하니 양력으로는 대충 7월과 8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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