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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고창노인복지관

“62개의 콩을 심어 두 말가웃을 수확했어요.”

by 임광자 2014. 11. 10.

“62개의 콩을 심어 두 말가웃을 수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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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복지관에 가는 사람들에게

복지관에 왜 가요?”

물으면

밥 먹으러 가요.”

라고 대답한다. 복지관에 등록하고 받는 회원증을 가리켜 밥표라고 한다. 회원증을 보이고 1,500원을 내면 식권을 준다. 회원증이 없으면 2,000원이다. 85세가 넘으면 무료다. 식단을 보면 김치와 밥만 고정이고 반찬 두 가지와 국은 날마다 다르다. 점심을 준비하고 설거지하는 것이 귀찮아서 복지관에 가는 노인들이 많다. 복지관에 오는 사람들은 말한다. 집에서는 도저히 날마다 다른 반찬을 먹을 수가 없다. 복지관에서 주는 밥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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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에서 진행시키는 프로그램도 많다. 요가와 생활 체조를 많이 한다. 컴프터, 서예, 그림 등등도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한다. 체력단련실에서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하고 500원에 목욕도 하고 무료로 이발도 한다. 이층 복도 창가에는 탁자와 의자가 쭉 늘어서 있어 쌍쌍이 앉아 장기와 바둑 두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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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에는 체력단련실에 가서 러닝머신도 타고 벨트로 마사지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그랬는데 뒤와 옆에 소나무가 많은 산으로 둘러싸여서 공기가 맑아 점심을 먹고는 한 바퀴 돌고 모정에 앉아서 향기로운 공기를 마시며 옆에서 세상살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듣는 것이 즐겁다. 내가 사는 곳은 시장통이라 복지관 공기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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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단련실에서 사용하는 운동기구는 모두 전기를 사용한다. 전기제품을 이용해서 운동하는 것 보다는 산책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료는 우리들 세금으로 낼 것이니 아껴야한다. 복지관에 갈 때는 집에서 4분 정도 걸어가면 탈 수가 있다. 복지관에서 집에 올 때는 3정거장 와서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서 집에 온다. 그러나 단풍 구경하고 싶을 땐 복지 버스를 타고 석정까지 가면서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노랗고 붉은 단풍을 감상하고 아침에 가면서 탔던 곳에 와서 내려 3~4분 걸어서 집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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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위해서는 식당 앞에 줄을 서야 한다. 일찍 가면 의자에 앉아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지만 늦게 가면 의자 끝에서 부터는 서서 줄을 서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들의 생활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 좋다. 들은 이야기 중에서 아주 좋은 것은 수첩을 꺼내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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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었다. 한 할아버지가 일어서서 둘레를 보며

작년에 창고에서 묵은 녹색콩 몇 개를 발견하고는 밭에 심었어요. 그런데 2개가 싹이 터서 자라 가을에 62개를 수확했어요. 그걸 올해 2개씩 31개 구덩이에 심었어요. 자라서 순을 따 주었더니 가지가 잘 뻗었어요. 잘 자라서 이번에 두 말가웃을 수확했어요. 땅은 정성을 드리는 것만큼 우리에게 주어요. 정말 옹골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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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내가 옹골지게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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