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탕이 있는 밥상 그리고 포도차조기차 한잔
23일은 진주 수강생이 오는 날이고 고창 장날이다. 8시 30분쯤 장으로 가서 고기를 잡아다 파는 단골 노점상으로 갔다. 나오지 않았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 나왔다. 꽃게 몇 마리를 달라고 하니 몇 마리를 어떻게 돈을 봤냐며 그냥 가란다. 이 아주머니 물건은 중간 정도다. 아주 큰 것은 잘 가져오지 않는다. 꽃게를 다듬어 넣고 된장과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양파와 대파와 버섯을 넣고 끓이다가 마늘을 다져넣고 후춧가루를 뿌리고 들깨가루를 조금 넣고 끓였다.
당조고추 속을 빼고 양념고기를 넣어 전을 만들었다. 사혈하는 사람들은 소고기를 먹지 않아서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고기는 지방이 없는 걸로 준비한다. 지방이 없어도 붉은 살 속에 하얀 금이 가 있으면 그게 바로 지방이다. 집에서 딴 호박을 얇게 썰어서 호박전을 붙였다. 전은 먹고 남은 것은 모두 싸서 갈 때 준다. 새우젓과 까나리액젓을 간을 맞추며 얼갈이배추로 겉절이를 하였다.
열한시 반에 돌솥에 끓여 놓은 꽃게탕을 넣고 약한 불에 올리고, 불려 놓은 찹쌀을 돌솥에 넣고 약한 불에 올렸다. 밥은 눌은밥과 숭늉을 먹을 수 있게 약간 눋게 짓는다.
정오가 되자 진주수강생은 귤상자를 들고 웃으며 강의실 현관문을 들어선다.
-오늘은 귤을 샀어요.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가 식사를 할 때 내가
-포도 사오면 포도차조기차 담아 주려고 하였는데.. 다음 주에는 포도를 주어요.
라고 말하며 이미 담아 놓은 포도차조기차를 한잔 상에 올린 것을 가리키며
-이거 드시면 수업시간에 졸지 않아요. 혈액순환, 소화, 이뇨을 촉진하고 보온과 건뇌작용을 해요. 식중독에도 좋아요.
그는 포도차조기차를 조금 마시더니
-맛이 좋은데요.
-숙성시킨 것은 정말 맛있어요.
그는 식사를 하고 식사와 찻값이라며 3만원을 주고 다음 주에는 포도가 들어갈 거라며 포도를 사라고 2만5천원을 내어 놓는다. 오늘에야 포도차조기차를 담아 두 개의 병에 나누어 담았다. 한 병은 진주수강생 주고 한 병은 생생연에 두고 먹으려고.
점심 식사 후에 바로 수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진주 수강생은 수업 끝으로 가면 살살 졸았다. 그런데 식사량이 더 많았는데도 포도차조기차 효력일까 다른 날 보다 긴 강의 시간인데도 강의시간 내내 진주 수강생은 생생하였다.
오늘은 12시 20분부터 5시 30분까지 20장 유전방식과 21장 DNA생물학과 기술을 강의 하였다.
2012.10.26.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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